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최고고문 nobuya.takasugi@kor.fujixerox.com >

올해 노벨평화상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 주어졌다.

3년 전에는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환경부 차관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녀는 아프리카 황무지에서 나무를 심는 그린벨트 운동을 한 환경운동가였다.

노벨평화상이 식수 활동이나 기후 등 인간 생활에 중요한 지구환경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은 지구환경 보호 활동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왕가리 마타이 차관은 2005년 봄,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여성의 지위위원회'에서 일본어 '못다이나이(아깝다)'를 지구환경 보호 활동의 슬로건으로 하자고 제창했다.

'못다이나이'는 소비 억제(Reduce),재사용(Reuse),자원 재활용(Recycle),수리(Repair)라는 4개의 R를 나타내는 것으로,세계 어느 곳에도 이에 해당하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못다이나이'는 불교용어인 '물체'를 부정하는 말로 물(物)의 본연의 모습이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해 그 생명을 다하자는 의미다.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먹는 것.옷은 못 입을 때까지 입는 것.이는 밥이나 옷에 돈이 들기 때문이 아니라 쌀과 옷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인간은 다른 동물이나 식물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그렇다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생명을 마지막까지 사용하는 것.그것만이 희생된 생명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이런 생각이 '못다이나이'인 것이다"고 일본인 시인 나가타 니가와씨는 말한다.

일본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못다이나이'를 경제적인 의미를 포함해서 사용한다.부모가 자녀에게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머리를 감다니 물이 아깝다(못다이나이)"든가,남편이 부인에게 "이거 좀처럼 구하기 힘든 건데 아깝네(못다이나이)"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한국에서도 '못다이나이'와 같은 의미로 '아깝다'란 말이 있다.한국 식당에서는 반찬을 많이 내놓는 습관이 있다.이를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하지만 참된 서비스는 고객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고객이 먹고 난 후에도 음식이 산처럼 남는다면 고객으로 하여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다.

물론 한국의 가정에서도 부모는 자녀들에게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게 하거나 옷을 물려 입는 등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최근 한국식당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음식을 내놓지 않는 '아깝다'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고 일본의 NHK방송이 소개했는데,이는 의미있는 움직임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