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명품 브랜드들이 얼마나 진출해 있는지는 흔히 그 나라 '럭셔리 산업'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패션의 '에르메스',자동차의 '람보르기니'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초고가 시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억원에 달하는 '바셰론 콘스탄틴'을 소비할 수 있는 나라라면 사치 산업에 관한 한 정점에 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얼마 전 국내에도 상징적인 '사건' 하나가 일어났다.

스와치그룹과 함께 세계 명품 시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리치몬트 그룹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해외 첫 직영 시계 편집 매장을 선보인 것.'The House of Fine Watches'라는 이름의 이 매장은 '보메 메르시에(Baume&Mercier)','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등의 정상급 브랜드들을 구비하고 있다.

최정규 현대백화점 명품 상품기획자(MD)는 "리치몬트는 당초 중국에 첫 편집매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더 높이 평가해 한국을 최종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개점일을 즈음해서 알레인 리(Alain lee) 리치몬트 그룹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방한,매장 인테리어 등을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시계 제조회사들끼리 사고 파는 자작극으로 들통나긴 했지만 경매 시장에서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명품 시계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매장의 장점이다.

지난 1일부터(8일까지) 전시,판매 중인 '바셰론 콘스탄틴 특별전'에선 7억원짜리 '레이디 칼라',3억3000만원짜리 '주얼리 투르비옹' 등 총 60억원어치의 시계들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예거 루쿨트르'의 4900만원대 '마스터 투르비용(Master Tourbillon)'.'IWC'가 미국 해군 파일럿 교육기관인 'TOP GUN Fighter Weapon School'과 제휴해 만든 1100만원대의 '파일럿 워치' 시리즈,'보메 메르시에'가 1830년대 브랜드 출발 당시 디자인을 적용한 490만원대 '윌리암 봄-클래시마 익젝큐티브 스틸 버전'이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매장 외관은 시계 제작에 실제 사용되는 스틸,가죽,유리 등으로 꾸몄다.

최 MD는 "중앙 통로에 시계의 무브먼트를 소재로 만든 조각물을 설치하는 등 시계 작품 갤러리처럼 꾸민 게 매장 특색"이라고 소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