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 펀드는 정부의 저축으로 조성한 국가 재산이다.

노르웨이나 중동 같은 석유 수출국은 부존 자원이라는 '로또'에 당첨돼 정부 재산을 불린 경우이다.

싱가포르는 자원 빈국이지만 국민이 절약한 돈을 세금이나 사회보장기금을 통해 강제 저축해 국부 펀드를 축적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설립된 중국의 국부 펀드는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외환 보유액을 매입해 조성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국부 펀드와 차별화된다.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도 외환 보유액 일부를 일시적으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전형적인 국부 펀드라기보다 외화자산 운용공사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노르웨이

노르웨이의 국부 펀드는 자산 운용의 투명성이 높은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국부 펀드는 수출 규모 세계 3위인 석유 판매 대금이 재원이다.

1990년 설립됐으나 90년대 전반에는 노르웨이 경제 불황으로 발생한 재정적자 보전에 자금이 사용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 것은 1996년 이후이다.

지난 10여년간 노르웨이 정부의 재정이 건전해지고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기금 규모가 급속히 늘어나 현재는 300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노르웨이 정부는 향후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연금 지출에 대비하고자 이 어마어마한 자금을 손도 안 댄 채 모아 두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부 펀드의 이름도 지난해 연금제도 개편 과정에서 '정부석유기금'에서 '연금기금'으로 바꿨다.


◆중국

중국의 국부 펀드인 외환투자공사는 지난 9월 2000억달러 규모로 출범했다.

외환투자공사의 형성 배경에는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 때문에 천문학적으로 커진 외환 보유액이 있다.

중국 정부가 특별 채권을 발행해 외환투자공사의 자본금으로 납입하고 이를 가지고 외환 보유액 일부를 매입해 별도의 기금을 조성한 것이다.

외환투자공사는 설립도 되기 전인 지난 5월 미국 2위의 사모 펀드인 블랙스톤 지분 10%를 인수했다가 이후 주가가 20%가량 떨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외환투자공사가 향후 관리를 맡게 될 국영 중국건설은행은 작년 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홍콩.마카오 지점 17개를 인수하고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은행인 스탠더드뱅크의 지분 20%를 인수키로 하는 등 최근 들어 외국 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통신 금융 등 전략적 사업 분야의 해외 주요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서방 국가들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