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 상승세 이상으로 근로자의 임금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최근 인도에서는 고임금 논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인재컨설팅 업체인 '타워스 페린'이 최근 2개월간 세계 4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인도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올해 평균 14%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는 15%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의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5.7%와 5.4%다.

임금 상승이 물가 오름세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높은 임금 상승률은 회사 임원이나 고위 간부들뿐만 아니라 말단 생산직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성장 추세에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임금 상승률을 보였다.

실제 연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올해 평균 8%,내년에는 9%로 추정돼 인도에 비해서는 한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3.6%와 3.5%다.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임금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인도네시아는 올해와 내년의 임금상승률이 각각 11%와 12%,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 추정치는 각각 6.3%와 6.0%로 나타났다.

한국은 올해와 내년의 임금 상승률이 각각 7.0%와 7.2%,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은 각각 2.5%와 2.7%로 예상됐다.

인도 근로자의 임금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최근 인도에서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능력에 비해 몸값이 싸다는 게 강점이었던 인도의 IT 인재들이 이제는 미국이나 영국의 인재들과 비교해 임금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경영자 구인 전문업체인 보이덴의 디네시 미르찬다니 인도법인장은 "인도인 최고경영자(CEO)를 다른 외국인 CEO의 3분의 1이나 4분의 1의 몸값으로 고용하던 시절은 이제 갔다"며 "지금은 똑같은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도에 컴퓨터 관련 박사급 인력이 크게 부족해 세계 IT 서비스의 아웃소싱 허브라는 인도의 지위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인재컨설팅 업체인 머서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고용주 가운데 64%는 직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목적으로 임금을 높여주는 경영진은 24%에 불과했다.

또 전체 750개 응답 기업 가운데 92%의 경영자들은 엔지니어링 판매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를 뽑거나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답변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