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록적 9천150억弗로 증가.

.월가 대형銀에 또다른 부담
"미국 소비자 신용 도덕적 해이도 문제"

미국인의 신용카드 부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이은 '제 2의 모기지 폭탄'이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30일 경제전문잡지 포천 최신호가 지적했다.

포천은 피터 검블 기자의 분석 기사에서 9천150억달러 규모로 급증한 신용카드 부채가 폭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월가 대형은행들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씨티그룹,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피털 원 및 워싱턴 뮤추얼 등을 거명했다.

포천은 이들 은행이 지난 2001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지난달 잇따라 내놓은 점을 상기시키면서 씨티그룹의 경우 수익이 57% 줄어든 가운데 소비자 신용부담이 증가한 점 등을 감안해 대출 상각금으로 22억4천만달러를 떼어 놓았음을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게리 크리텐든 재무책임자(CFO)도 처음으로 씨티카드 고객의 미상환 잔고가 증가하고 현금 인출도 늘어났다면서 이는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실토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측도 "상황 악화 조짐이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핵심인 미국 카드사업 부문의 대손 충당금을 44% 늘렸다고 밝혔다.

캐피털 원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그리고 워싱턴 뮤추얼도 카드 쪽 상황 악화를 감안해 중단기 손실 상각금을 20% 혹은 그 이상 모두 늘린 상태라고 포천은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위기와 관련해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신용카드 위기의 최악 시나리오를 언급하면서 상환 불이행도 문제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마찬가지로 연계 채권 가격이 폭락할 경우 이를 대거 보유한 헤지펀드,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도 타격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에 못지않은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포천은 그러나 신용카드 부채와 서브프라임 모기지간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다행인 점은 신용카드 부채 위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일순간에 폭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피프스 서드 방코의 크리스토퍼 마셜 CFO는 신용카드 위기는 "바로 옆에서 터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 관계자도 "신용카드회사들도 연계 채권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급격히 나빠지는게 아니라 "완만하게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메르츠방크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그나다 담보가 있으나 신용카드 부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따라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두가 손실로 처리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부가 서서히 드러난다고 하지만 그 타격이 여과없이 그대로 가해진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포천은 이와 관련해 캐피털 원과 워싱턴 뮤추얼, 씨티그룹, JP 모건 체이스 및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지난 3분기 채무 불이행 타격이 평균 13% 증가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전분기 평균 증가율 2%를 크게 상회한 것임을 지적했다.

그만큼 신용카드 채무 불이행의 충격이 직접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 관계자는 이처럼 미국발 신용카드 부채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인은 여전히 둔감하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 소비자 신용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감에도 경종이 가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