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메릴린치 '포스트 오닐'은 누구?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회장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책임을 지고 30일 퇴진함에 따라 메릴린치가 신임 회장 찾기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닐 회장의 후임으로 투자회사인 블랙록의 창업자인 로렌스 핑크(54)와 메릴린치의 그레고리 플레밍 사장(44),존 테인 NYSE-유로넥스트 회장(52),메릴린치 증권부문 책임자인 밥 매캔(49)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신임 회장은 메릴린치 이사회 내의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 전까지는 이사회의 알베르토 크리비오르 이사가 비집행 임원 임시 회장을 맡기로 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블랙록의 핑크 사장.메릴린치가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채권 영업 분야 전문가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리스크 관리에도 능하다는 평이다.

어수선한 메릴린치를 추스르는 데 적임인 셈이다.

블랙록이 메릴린치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외부 인물 치고는 메릴린치 속사정에도 밝다.

메릴린치는 작년 블랙록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아울러 신임 회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는 메릴린치의 플레밍 사장과 절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 역시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다.

핑크가 신임 회장이 되더라도 플레밍이 회사를 떠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메릴린치의 전임 회장이었던 댄 트롤리도 "핑크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메릴린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약점이다.

메릴린치 내부 인물로는 플레밍 사장이 앞선에서 뛰고 있다.

그의 장점은 대형 인수·합병(M&A)에 능하다는 것.145억달러에 퍼스트유니언을 사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올초 공동 사장 자리에 올라 조직 운영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게 취약한 부분이다.

유력 후보자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것도 메릴린치라는 거함을 이끌기엔 부족한 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내부 인물인 매캔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매캔은 그동안 메릴린치 증권사 업무를 총괄하면서 뛰어난 실적을 냈다.

이번 오닐 회장의 실정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다만 채권 영업 쪽에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다.

NYSE-유로넥스트의 테인 회장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험이나 실력 면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지만 본인이 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릴린치보다 한 급 위의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으로 옮길 것이라는 루머가 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