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ㆍ패스트푸드점등잇단폐업

익산 구도심상권은 익산역을 중심으로 중앙ㆍ매일ㆍ창인 등 3개의 재래시장과 중앙상가,서동선화거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중앙상가는 익산역이 세워진 100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90여개 가게에서 의류를 팔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만 해도 익산시 상권의 중심지로 젊은층의 만남의 장소로 통했다.

정읍 논산 등 주변 지역에서까지 와서 쇼핑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도심 외곽으로 아파트단지 등 신흥 개발지가 생기고 여기에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구도심상권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익산시에는 2001년 롯데마트가 입점한 데 이어 지난해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까지 진출했다.

15년째 의류가게를 하고 있는 박봉수 중앙상가 번영회장은 "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줄면서 상권이 더욱 위축됐다"고 말했다.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전주에 CGV와 롯데시네마 등 대형 영화관이 생기면서 구도심상권의 3개 영화관이 모두 문을 닫고 2∼3개에 이르던 나이트클럽도 자취를 감췄으며 롯데리아와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점까지 의류가게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익산에 명문고들이 있는 덕분에 외지에서 온 학생이 많았는데 교육 평준화가 되면서 학생 유동인구도 줄었다.

1947년 개설된 중앙시장도 과거에 비해 활력을 잃고 있다.

228개 점포에서 생활잡화와 의류 및 농축산물 등을 팔고 있는 중앙시장은 1970년대 후반부터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까지가 전성기로 불린다.

당시엔 중앙시장 내에 청과물 공판장까지 있어 새벽부터 과일 채소 등의 경매가 열려 주변 상가까지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사업을 이어받아 45년째 한복과 이불을 팔고 있는 시민주단의 사장은 "바느질 솜씨 좋다는 사람들을 구해 밤을 새우면서 한복과 이불을 만든 적도 많았지만 요즘은 90% 이상 한복을 빌려 입는 추세라 그냥 물어보는 사람만 있어도 반갑다"고 말했다.

1980년 조성된 매일시장은 의류점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건물 앞에 야채나 생선을 파는 노점이 늘어서 있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서동선화거리는 중앙상가 옆 '신세대 길'에 있던 점포주들이 조성한 상가로 그나마 젊은층의 발길이 지속되고 있는 곳이다.

김성도 익산시 전략개발팀 계장은 "4∼5년 전부터 점포주들이 자발적으로 서동선화를 테마로 한 행사를 매주 실시하면서 거리명까지 바꿔 부르고 있는 덕분에 젊은이들이 다시 찾는 상가로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서동선화거리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지중화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구도심상권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해 입질하는 외지 투자자도 하나 둘 생기고 있다.

박 회장은 "익산역에 KTX복합역사가 세워지고 그 뒤로 1만3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구도심상권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기웃거리는 서울 투자자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