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느닷없이 상대당 대선후보의 흠집을 영화화하자는 의원들 간 설전으로 비화돼 구설수에 올랐다.

사건의 발단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서 시작됐다.

심 의원은 안정숙 영화진흥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신당 정동영 후보가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60ㆍ70대는 투표 안해도 된다고 한 것과 장애인을 목욕시키면서 반말을 한 것을 영화의 한 장면에 집어넣어도 괜찮겠느냐"고 질문했다.

질의 도중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의원이 "피감기관과 관계 없는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고 소리쳤고, 이에 심 의원은 "예전에 대운하할 때는 어떻게 했느냐"고 맞받아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신당 정청래 의원도 "대선이지만 지킬 것은 지키자"면서 "심 의원이 심각한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 생명을 구한 은인이 심 의원의 선배기자(정 후보)다.

아무리 대선 전략상 공격이 필요하지만 자제해달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당시 상황을 몰라서 그런 것이다.

누나가 평소 잘 알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정 박사에게 전화를 걸 때 정 후보가 전화 거는 것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반박하자 정 의원은 질세라 "그렇게 말하는 게 패륜으로 정 박사도 다 인정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신당 윤원호 의원도 안정숙 영진위원장에게 "야당 후보의 캐치프레이즈가 국민성공시대인데 자문을 들어보겠다.

'국민성공시대(라는 영화의)' 주연으로 1080만원짜리 핸드백을 든 후보의 부인이 어떻겠느냐"고 질의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런식으로 해보자는 거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