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쿠퍼 < 한국HSBC 행장 >

한국은 지난 40여년간 높은 교육수준과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인적 자원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인적자원이다.

인적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글로벌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인재를 적극 양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개최한 '글로벌 인적자원 포럼 2007'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차세대를 위한 인적자원전략(HR Solutions for the Next Generation)'으로 주제를 잡은 것도 기업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 정부,학계 및 산업계는 인재 육성 및 관리에 관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노하우를 공유했을 것이다.

이번 행사는 참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시대의 인재 양성은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금융 부문을 놓고 봐도 한국은 어느 때보다도 인재양성이 절실한 때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시드니 도쿄 등과 경쟁하며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이 시점에서 보다 많은 국제 금융회사들을 서울에 유치하고 자유로운 경쟁체제하에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훈련 받은 금융인재 풀이 필요하다.

시드니의 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드니에는 약 37만4900명(2005년 기준)이 금융업에서 일하고 있다.

런던의 100만명에 비해 40%,뉴욕의 3분의 1을 넘는 수치다.

이는 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호주 정부의 노력 덕택이라고 볼 수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호주금융교육연합(Australian Financial Services Training Alliance,AFSTA)을 설립해 호주 연수 관련 주요기관과 공동으로 금융 교육과 연수 기회를 제공함에 있어 금융인의 전문성을 촉진해왔다.

요즘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화두는 해외진출이다.

이미 많은 한국의 대형 시중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최근 금융당국에서도 사전협의 절차를 크게 완화함으로써 금융회사의 해외지점 설립을 자유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인재 관리는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다.

1865년 홍콩과 상하이에서 자그마하게 영업을 시작한 HSBC가 아시아에서 주요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오늘날 전 세계 1,2위를 다투는 금융회사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동력(動力)은 최고의 인재를 유치,개발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정책이었다.

HSBC가 글로벌 인재 관리 정책을 통해 방대한 글로벌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한국 시중은행들에도 참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인재관리에 있어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내부 직원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상황이 재편되는 오늘날의 기업환경에서는 다양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춘 인수된 기업의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인수된 금융회사로부터 잠재력이 높은 직원을 발굴하고 이들을 인재 풀에 넣어 동일한 훈련과정을 겪게 하는 것이다.

피인수기관으로부터 확보한 인재 관리는 조직의 유전인자(DNA)를 유지하는 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 한국에서 금융산업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 개발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해야 한다.

내부 인적 자원 활용과 함께 외부 인재의 영입,개발 등 전문적이고 다양한 인재양성 및 유치 전략을 통해 성장을 거듭한다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금융 브랜드가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