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영자들에게 창조경영의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는 '생각의 탄생'의 저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미시간주립대)는 최근 방한하여 "한국 기업이 저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것은 일 중심의 문화" 때문이라면서 "창조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시와 음악,미술,공연 등에서 느끼는 '감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추의 계절에 CEO의 감성을 북돋워주는 문학,미술,영화 등 감성코드가 가득 담긴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시 읽는 CEO … 성공과 인생 지혜

미국 애플사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혁신'의 상징적 인물이다.

애플이 내놓은 매킨토시,iPod,아이폰은 동종 최초의 제품이다.

그의 혁신적 사고의 원천은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와 맞닿아 있다.

잡스뿐만 아니라 많은 글로벌 CEO들이 시를 통해 비즈니스의 영감을 얻는다.

'시 읽는 CEO'(고두현 지음,21세기북스)는 창조적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20편을 선별하여 자기 창조의 지혜를 전달한다.

기자이며 시인인 저자는 세계적인 CEO들이 시를 읽는 것에 주목했으며 시가 냉혹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감의 꽃을 피워 올리며 독창적인 사고,아이디어 등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시와 산문이 결합된 에세이 형식의 자기계발 도서와 달리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공과 인생의 지혜를 실생활과 접목하여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또한 '격려,열정,희망' 등 인생 전반에 걸친 키워드에서 '창의,인재,배움' 등 직접적인 성공 마인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줄긋기부터 건출까지 미술체험

올 봄에 개최된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장에는 창조적 감성과 혁신마인드를 배우고자 많은 CEO들이 방문했다.

미술을 통해 빌 게이츠나 다빈치 같은 창의력을 계발하는 방법이 있을까?

'창의성을 일깨우는 체험미술 프로그램'이 부제인 '화가처럼 생각하기1,2'(김재준 지음,아트북스)는 미술품 컬렉터이자 화가,경제학자인 저자가 이 같은 의문에 답하고자 실제 창작과 워크숍을 통해 정리한 창의성 계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다.

총 20개 주제의 프로그램은 선긋기에서 시작해 회화,조각,건축,퍼포먼스뿐 아니라 창조성과 관계된 모든 것을 실험한다.

1권은 창의성 훈련에 관한 기초적 프로그램을 담고 있으며,2권은 체험 프로그램과 변화된 훈련 결과를 보여준다.

클래식은 어렵다고? 한번 느껴봐

글로벌 CEO 중에서는 음악에 조예가 깊고,프로급 수준으로 악기를 다루는 클래식 마니아가 많다.

클래식 음악이 많이 활성화됐지만 가요나 팝음악에 비해 아직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화는 우리가 가깝게 접하면서 클래식을 용이하게 전달해주는 매체다.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클래식은 기쁨,분노 등 다양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진회숙 지음,청아출판사)에서 클래식의 선율을 영화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디어 헌터'에서 쇼팽의 '야상곡'은 전쟁의 참혹함에서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플래툰'을 비롯해 13편의 영화를 전문가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풀어내고 있으며,영화에 소개된 클래식 음악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렌즈 속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채욱 GE헬스케어 아시아 총괄사장은 출장 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CEO사진동호회 '필앤채' 회원인 김영삼 대한제분 전무는 "사진의 다양한 시선과 따뜻한 온기로 감성ㆍ감동 경영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세상을 바꾼 사진'(페터 슈테판 지음,이영아 옮김,예담)은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독재에 항거하는 민중과 함께 게릴라 혁명을 이끈 체 게바라 등 20세기 역사적 신기원을 이룩한 사건과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건들을 포착한 사진 85장을 담은 사진집이다.

보도사진의 아이콘이 된 사진들을 엄격히 선별해 그 의미와 함께 엮은 이 책의 사진들을 통해 기술 발전,현실 고발,유적 발굴과 보존,평화 유지,환경 보존 등 인류의 다양한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www.iamceo.net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을 받는 일은 그 사람의 선택에 달렸으므로.



나는 배웠다.

아무리 마음 깊이 배려해도

어떤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인생에선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 배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보다

그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시는 새뮤얼 울만의 '청춘'과 함께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세상사는 지혜가 시 속에 다 녹아 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과 고객 서비스의 원리까지 담겨 있다.

신재철 LG CNS 사장도 이 시를 애송한다.

가끔 후배 직원들에게 몇 구절을 직접 암송해주기도 한다.

그는 이 시가 일상의 소소한 지혜와 너그러움을 일깨워주고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데다,자신의 인생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한다.

-'시 읽는 CEO'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