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클림트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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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라는데도 안읽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이른바 '신정아 연서'의 영향? 패션과 인테리어 전반에 흐르는 황금색과 장식적 경향의 여파? 에로틱한 분위기 덕? 각종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일종의 티핑포인트(아이디어나 사회적 행동이 바이러스에 전염되듯 확 퍼지는 순간)에 도달한 결과?
정확한 이유는 알 길 없다.
분명한 건 올 가을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그림이 대유행이라는 사실이다.
대표작 '키스'는 서울 신세계백화점 신관 외벽부터 청계산 자락 음식점 실내까지 그야말로 산지사방에 걸렸다.
이러다 조만간 애 어른 할 것 없이 이 그림을 눈에 새기게 될 판이다.
클림트는 모차르트와 함께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예술가지만 생전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보헤미아에서 이주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정통미술학교가 아닌 응용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아 교회와 대학의 벽화를 맡았지만 주제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남다른 화풍 때문에 비판받고 외면당했다.
그러나 오늘날 오스트리아는 그를 국민화가로 만들었다.
국가가 나서서 전세계에 '클림트의 도시 빈으로 오라'고 홍보하고 수도 빈의 관광용품 매장엔 열쇠고리부터 가방 지갑 머플러 러그 쟁반에 이르기까지 클림트의 그림을 원용한 기념품들로 가득하다.
오나가나 모차르트 아니면 클림트다.
그의 작품은 템페라와 금박 은박을 함께 사용한 화려한 화면,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자적 구성,관능적이고 몽환적인 표현 등으로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 눈에도 쉽게 뜨인다.
안그래도 기억하기 쉬운데 국가와 국민 전체가 사랑하고 떠받드니 갈수록 점점 더 유명해지는 셈이다.
고흐와 피카소의 대표작은 알아도 정선 심사정 강세황 등 조선조 작가는 물론 청전 이상범 등의 그림을 아는 사람은 적은 게 문화강국을 꿈꾸는 우리의 현실이다.
클림트가 온국민에게 알려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작가라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은 가짜 논란에 휘말려 있다.
가슴 아프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정확한 이유는 알 길 없다.
분명한 건 올 가을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그림이 대유행이라는 사실이다.
대표작 '키스'는 서울 신세계백화점 신관 외벽부터 청계산 자락 음식점 실내까지 그야말로 산지사방에 걸렸다.
이러다 조만간 애 어른 할 것 없이 이 그림을 눈에 새기게 될 판이다.
클림트는 모차르트와 함께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예술가지만 생전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보헤미아에서 이주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정통미술학교가 아닌 응용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아 교회와 대학의 벽화를 맡았지만 주제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남다른 화풍 때문에 비판받고 외면당했다.
그러나 오늘날 오스트리아는 그를 국민화가로 만들었다.
국가가 나서서 전세계에 '클림트의 도시 빈으로 오라'고 홍보하고 수도 빈의 관광용품 매장엔 열쇠고리부터 가방 지갑 머플러 러그 쟁반에 이르기까지 클림트의 그림을 원용한 기념품들로 가득하다.
오나가나 모차르트 아니면 클림트다.
그의 작품은 템페라와 금박 은박을 함께 사용한 화려한 화면,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자적 구성,관능적이고 몽환적인 표현 등으로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 눈에도 쉽게 뜨인다.
안그래도 기억하기 쉬운데 국가와 국민 전체가 사랑하고 떠받드니 갈수록 점점 더 유명해지는 셈이다.
고흐와 피카소의 대표작은 알아도 정선 심사정 강세황 등 조선조 작가는 물론 청전 이상범 등의 그림을 아는 사람은 적은 게 문화강국을 꿈꾸는 우리의 현실이다.
클림트가 온국민에게 알려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작가라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은 가짜 논란에 휘말려 있다.
가슴 아프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