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지수가 급반등한 데 일등공신은 개인투자자였다.

기관의 매수여력이 제한적이고 프로그램과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주요지수가 2% 이상 상승하는 강세는 투자심리가 개선된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때문에 연출됐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는 6000억원 이상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음에도 개인이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를 견인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개미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중심의 장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개인들이 매수에 나섬으로써 체감지수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장기 투자 문화를 형성하면서 질 높은 수급 주체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젠 어엿한 수급주체..개인투자자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4일 "불안한 장세에서 개인투자자의 강도 높은 매수세가 형성된 것은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로 급락세를 보였을 당시 절호의 매수기회였던 기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위기와 불안감을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역발상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이 연구원은 추정했다.

60일 이동평균선이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고 23일 홍콩 H증시의 상승세, 애플의 긍정적인 실적발표에 따른 나스닥 선물의 상승 등 여러 요건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지수가 1900P선에서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개인투자가의 한층 세련된 투자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

이 연구원은 "직접투자와 함께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늘어나면서 단기적인 시세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문화도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향후에도 위기나 불안국면이 닥칠 경우 개인투자자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에 부담이 되고 있지만 개인이 이를 원활히 소화하고 있어 체감지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미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여전히 수급주체로서 의심받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김민성 부국증권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기관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시장 주도력이 약한 개인 위주로 저가 매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수급 구조 속에서 강한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에 비해 개인투자자 중심의 장세는 지속성에 대한 믿음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이제까지의 경험"이라며 "장기 투자가들도 존재하지만 직접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개인투자가의 성향이 단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시세의 연속성을 장담하기 힘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계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 연구원은 "개인이 단기적인 장세를 견인할 수는 있겠지만 이후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뒷받침돼야 지수나 종목에 대한 시세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