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급락에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오전 10시2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2.38포인트(3.67%) 하락한 1,897.72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의 급등과 기대 이하의 기업 실적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뉴욕 증시가 급락했으며 이 여파로 가뜩이나 고점이나 과열 논란에 시달리는 국내 증시에서도 이번 하락이 대세상승기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진단까지 제기되는 등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되고 흐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운용사들의 주식운용본부장들은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가 당분간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조정은 대체로 코스피지수 1,800~1,900선 수준의 기간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신운용본부장은 "수급 위축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번 조정은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인한 조정이어서 기간 조정이든, 가격 조정이든 겪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허장 푸르덴셜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패닉 수준의 쇼크는 아닐 것"이라며 "기술적인 조정으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1,800선 초반대까지 내려갈 수 있으나 장세가 심각하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급락 요인으로 최근의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쌓인데다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행진과 미국의 기업 실적 악화, 부동산시장 위축 등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재동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이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하 이후 견조하게 상승세를 이어오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위축과 유가 급등세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급락이 부정적인 영향만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하락이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뉴욕증시 급락이 중국의 성장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우세하다.

최근까지의 상승세가 풍부한 유동성과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미국보다 중국 동향에 더 주목해야 하는데 중국의 아직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또 양호한 유동성, 적정 밸류에이션, 배당 투자 수요 등도 여전히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과열 우려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펀더멘털상으로는 주가 상승세를 뒤집을 만한 요인은 없다"며 "미국 경기 둔화 우려는 11~12월쯤 금리 인하 효과를 좀더 지켜봐야하고 유가는 물가를 감안하면 그다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며 중국 긴축은 계속 예상됐던 것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정은 과열을 다소 식혀준다는 차원에서 이날 하락 정도로 일단락될 것"이라며 "증시는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해 연말에 코스피지수는 2,1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투신의 허 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보강되는 추세에 있는데다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이 그다지 고평가돼 있지 않으며 연말로 갈수록 배당 투자 기대감도 커져 추가 하락보다는 기간 조정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 고점은 전 고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고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