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도심공항터미널 아셈컨벤션센터 광주광역시 신청사….'

금호건설의 지난 40여년은 한국의 건설사와 마찬가지다.

금호건설은 1967년 설립된 뒤 고속도로와 공공기관 건물 등 수없이 많은 기반시설을 세워왔다.

1980년대부터는 생산성 향상과 현장 시공 개선 활동을 벌여오며 건설업계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대표적인 게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낭비를 줄여나가는 '1,10,100' 원가절감운동. 회계시스템과 공사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공정관리를 개선하고,구매조달 부문에서는 B2B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전사적인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기업관리를 할 수 있는 지식경영의 기반을 만들었다.

ERP시스템을 도입한 후로 인사시스템과 분양관리 체계 구축 등 현장에서 본사업무에 이르는 전사적인 혁신활동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ERP시스템 도입으로 외부와의 정보 공유 및 업무처리가 가능해져 위험관리(Risk Management)도 강화됐다.

금호건설은 건설업 최초로 수주와 도급,예정원가를 회계기준에 맞추도록 하는 원칙을 세워 이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경영자나 임직원이 매출을 집계하는 데 있어 '임의'로 숫자를 조정할 수 없게 한 것. 금호건설은 "건설회사는 회계가 투명해야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투명회계 원칙을 세우고 이를 전 직원에게 전파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건설자재의 전자조달시스템도 금호건설의 변신에 크게 기여했다.

금호건설은 1998년부터 전자입찰과 계약,세금계산서,전자보증서 발급 등의 전자시스템을 구축했다.

구매와 조달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것. 금호건설은 이를 통해 협력회사가 현장과 본사,보증기관을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도록 해 시간과 경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협력회사의 경쟁력은 금호건설의 경쟁력과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금호건설은 고객이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어울림'홈페이지를 통한 고객맞춤 서비스. 일방적으로 아파트 내부를 보여주기만 하는 홈페이지에서 벗어나 고객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장으로 홈페이지를 변신시켰다.

금호건설은 다양한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고객의 시각에서 아파트 품질을 높이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입주 연차별로 다양하고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주자가 접수한 하자 보수 신고에 대해서는 '기간별 신속도 처리지수'를 세워 7일 내에 처리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도 금호건설은 직원들의 복지가 생산성 향상의 시작이라는 판단 아래 사내에 금요경영특강,금호 MBA제도 등 '평생학습제도'를 도입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함께 '아름다운 기업만들기'운동을 전개하며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 인터뷰 : 이연구 사장 ]

취임 1년을 맞는 '30년 금호맨' 이연구 금호건설 사장에 대해 임직원들은 "A+를 줘도 모자란다"고 말한다.

물론 취임 이후 호실적을 냈기 때문. 그가 사장직에 오른 뒤 수주가 가파르게 올라 지난 8월에는 수주액이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호건설이 지난해 세운 올해 목표액 3조8000억원을 반년 새 따라잡은 것. 이 사장은 "놀라운 실적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텨낸 직원들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강한 금호건설'을 주창하는 이 사장은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국면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신기술을 확보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호건설은 최근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금호아시아나플라자와 금호타이어 빈증성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또 지난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월드센트럴 공항 여객터미널 마감공사를 수주했다.

이 사장은 "5년 내에 총사업의 6%까지 해외사업을 늘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의 경영방침은 '열린경영'으로 요약된다.

조직원들과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열정과 창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 그는 "합리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임직원을 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