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전망(수정치)'을 통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5.2%,내년 4.8%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올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와 같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7월(5.2%)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IMF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야기된 신용위기가 미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런 전망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시장유동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자금사정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며 "신용위축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미국과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IMF가 이번 수정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가장 크게 하향 조정한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9%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지난 7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올 성장률은 0.1%포인트,내년 성장률은 0.9%포인트 각각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의 경우 올 2.5%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엔 2.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지난 7월 전망치는 올해 2.6%,내년 2.5%였다.

또 일본의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0%와 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지난번에 비해선 올 성장률은 0.6%포인트,내년엔 0.3%포인트 낮춰 잡았다.신용위기 영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클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IMF는 이에 비해 신흥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중국의 올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은 1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은 10.0%로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아시아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4개 나라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것이란 게 IMF의 예상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 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올 성장률은 당초 4.4%에서 4.8%로,내년 성장률은 4.4%에서 4.6%로 각각 높여 잡았다.전자제품 등 수출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지만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등 경제 전반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란 게 IMF의 진단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6%와 2.7%로 당초 예상(각각 2.5%)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경상수지는 내년에 적자로 돌아서 적자규모가 GDP의 0.4%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앞으로 세계 경제는 신용시장이 얼마나 빨리 정상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유가 등도 경기에 영향을 줄 변수"라고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