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시근교에 들어서면 어딜 가나 콘크리트로 꽉 뒤덮여 있다.

바닥도 벽도 제방도 한결같이 콘크리트다.

그래서 주변환경이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콘크리트가 덮여 있는 곳이 삭막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콘크리트엔 푸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큰크리트에 파란 풀이 자라게 할 수는 없을까.

콘크리트에서 꽃이 피고 도시의 중간을 흐르는 강물을 맑게 하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게 할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그 방법을 개발해 낸 기업이 있다.

삼오포레스콘크리트(회장 성낙국)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해 생산하는 콘크리트는 일반 바닥과 달리 축구공 크기로 동그랗게 생겼다.

이 '축구공 콘크리트'가 바로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폴라카블'이라는 상품명을 가진 이 '축구공'은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 투수성과 통기성이 우수하다.

때문에 이 콘크리트로 강물의 제방을 만들면 그곳에서 파란풀이 자란다.

풀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그 축구공 안에 있는 공극구조에 의해 필터기능과 수질정화기능을 가지게 해 수질정화 기능까지 나타난다.

이 폴라카블 제방엔 미생물이 자라기 시작하고 어류와 수생곤충들이 어디선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한다.

일본에 가본 사람이라면 이 폴라카본의 위력을 직감한다.

일본 미야자키현에 있는 신벳부하천은 폴라카본을 설치한 이후 4개월 만에 풀이 자라고 1년 뒤에는 물고기가 뛰어놀았다고 한다.

일본 히토츠강에는 설치 후 10개월 만에 파란풀이 자라고 그 사이에 붕숭아꽃이 피어 지역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양재천에 이 '축구공'을 설치해 파란풀이 자라나면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

회사는 폴라카본과 관련해 일본에서 3개의 특허를 획득했으며 국내에선 10여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삼오포레스콘크리트는 충남 공주 탄천에 이 폴라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했으며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용도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콘크리트는 6개의 기능을 가졌다고 설명한다.

첫째 물의 급수와 배수를 조절한다.

둘째는 하천 저수지 해수 등의 물을 정화한다.

셋째 각종 식물을 키울 수 있다.

넷째 해초 등 암초성 수중식물을 살아나게 한다.

다섯째 흡음 방음 효과가 뛰어나다.

여섯째 공기정화 기능도 가졌다.

이 같은 다양한 효과 덕분에 우리는 콘크리트에서 파란 잔디가 자라나는 것을 도시 공간 곳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처럼 작은 축구공이 전 세계의 생태계를 바꾸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