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른들도 '취미'나 '수집'이란 이름으로 어린 시절 장난감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려 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수집하는 장난감은 다르다.

자동차나 요트 미술품 골동품 등은 평범한 축에 낀다.

전투기를 수집하기도 하고 어릴 적 취미를 그대로 살려 수석이나 곤충 채집에 빠져 있는 부자들도 있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최근호에서 '부자들의 장난감'이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부호들의 별난 수집품들을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은 비행기 모으기가 취미다.

주요 매집 대상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됐던 전투기.현재 20대가량 모아 워싱턴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앨런의 측근인 마이클 냉크는 "앨런은 전투기의 오리지널 부품이나 도색용 페인트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지구촌 어디라도 찾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록펠러 가문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는 '딱정벌레(beetle)' 수집광이다.

현재 92세인 록펠러는 열 살 때부터 모은 9000여 종의 딱정벌레 15만 마리를 간직하고 있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특이한 딱정벌레가 보이는 족족 유리병에 담았다.

록펠러에 의해 세상에 처음 소개된 딱정벌레도 있다.

그의 이름이 딱정벌레의 학명으로 붙어 있다.

집 안에 '돌'이 가득한 슈퍼 부자도 있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업체 SAS를 세운 제임스 굿나잇이 대표적이다.

그의 재산은 87억달러(약 8조원). 호사스러운 물건들을 사 모을 만도 하지만 늘 기이한 모양의 돌에만 관심을 쏟는다.

굿나잇의 돌에 대한 사랑은 단순한 돌을 넘어 화석과 운석까지 발전해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