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미지 홍보 전략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의 한 경매장.1950년에 제작된 오메가 플래티넘 시계가 매물로 나왔다.
경매가 마무리될 무렵,익명의 투자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35만1000달러!" 대량 생산된 시계로는 사상 최고가에 낙찰됐다.
거금을 들여 골동품 시계를 사들인 주인은 누구일까.
경매업계 관계자들은 이 시계를 만든 오메가를 지목했다.
'오메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자신들이 판 시계를 높은 가격에 되사들였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경매시장을 홍보 무대로 활용하는 시계 제조회사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럭셔리 시계의 경매 가격이 급등한 것도 이런 홍보 전략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초고가의 수공예 시계가 경매대에 오르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대량 생산되는 범용 제품과 달리 애초에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명품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이 대표적인 케이스.제네바 경매장에서 최근 거래된 1939년산 '파텍필립 플래티넘 미니트'(낙찰가격 165만달러)와 '트리플 데이 파텍필립'(117만달러) '파텍필립 골드'(191만달러) 등의 고가 시계는 모두 파텍필립 본사로 옮겨졌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