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은 더 이상 음지의 제품이 아닙니다."

세계 콘돔시장 점유율 1위인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콘돔 국제표준회의'를 후원하는 김성훈 유니더스 사장(40)은 4일 "콘돔은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고 피임을 도와주는 가장 안전한 도구"라며 "국제회의를 통해 우리의 콘돔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오는 8~14일 제주도에서 세계 50개국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4차 국제표준화기구 피임기구 기술위원회 총회를 연다.

세계 콘돔시장은 80억개,1조1000억원 규모다.

우리나라는 이 중 3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주로 말레이시아 등 외국공장에서 생산해 95% 넘게 수출한다.

김 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콘돔의 재질,생산방법,나라별 크기,파열강도 등의 규격을 정해 발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과거 가난했던 시절 신체발달이 부진해 '남성'의 크기가 소형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표준형으로 승격됐다"고 설명했다.

WHO는 전세계 각국의 연구기관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남성'의 크기를 조사,콘돔의 표준 규격을 정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제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콘돔의 대량 입찰을 실시하는 WHO,유엔인구활동기금(UNFPA),국제인구협회(PSI) 등에 제품을 납품할 수 없다"며 "이번에 국내 규격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지 여부가 기업의 성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돔의 형태 기능 두께 등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국소마취제가 콘돔 내부에 발라져 조루증이 있는 남성의 사정을 지연시켜주거나 두께가 얇아 착용하지 않은 듯한 초박막형 제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