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된 2일 시민들은 한반도 평화와 교류 협력의 증진 등을 기원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200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시민들은 들뜨기 보다는 차분한 가운데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그러나 보수단체 등 일부에서는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 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홍성필씨(35·변호사)는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다소 진전된 상황에서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제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민정씨(29·회사원)는 "대통령이 걸어서 휴전선을 넘는 장면을 훈훈하게 봤다"고 말했다.

이정민씨(39·약사)도 "북한 땅을 통해 직접 우리나라 명산인 백두산을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임진욱씨(28·취업준비생)는 "선거에 이용되든 안되든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둔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정현씨(한양대 3학년)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차분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했다.

○…경제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유종민씨(28·회사원)는 "장기적으로 경협이 활성화된다면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 짓기로 한 조선소를 북한에 건설하고 반대급부로 지하자원 개발권 등을 받는다면 남북 간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냉난방 설비 전문 업체인 현대공조의 남기욱 사장은 "지난해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등에 냉난방 에너지 설비를 공급했다"면서 "대북한 투자가 본격화하면 북한의 냉난방시장 선점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운씨(51·인천상공회의소 경제전략팀장)는 해주에 경제특구가 마련되면 인천의 노동집약적 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남북 물류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은 "부산의 신발업체 등이 개성공단에 안착하고 있다"며 "북한 내 다른 공단 조성을 통해 기업들의 인건비와 물류비를 절감하는 등 다양한 경제 교류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실향민과 납북가족들은 이산가족 상봉 확대를 주문했다.

북에 부모를 두고 떠나온 장희화씨(80)는 "2000년 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 상봉이 활발히 이뤄진 전례가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단 확대 및 정례화 등 진일보한 조치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흥남 출신인 문제창씨(61·약사)는 "이런 화해무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북한 정권이 진심을 갖고 있는지 등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민희씨(30·회사원)는 "떨어진 인기를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벤트가 아니냐"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고 이경준씨(한국외대 1학년)도 "남북 정상회담의 취지는 좋지만 구체적으로 발표된 계획이 없어 이벤트성이 짙다"고 말했다.

신재승씨(34·회사원)는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임기가 3개월밖에 안 남은 대통령과 뭔 얘기를 할 게 있느냐'는 듯한 표정을 지은 것 같다"며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선진화국민회의 등 보수단체 소속 50여명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 차량 행렬 통과에 맞춰 정부 중앙청사 앞에서 "북핵 폐기 없이 평화 없다" "서해북방한계선 그대로 유지"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