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 都 洙 <보성파워텍 회장>

옛말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있듯이 오곡이 풍성하게 결실을 맺고 온 가족이 모여 화합을 다지는 즐거운 추석 연휴가 지났다.

연어가 본능적으로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사람들도 때가 되면 도로 위에서의 힘든 정체와 갖은 어려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으로 향한다.

나도 고향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방이고,거기에 선산이 있는지라 짬날 때마다 고향을 방문하곤 한다.

매번 고향길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과 빌딩숲으로부터 벗어나 고향으로 갈 때의 느낌은 어린 시절 어머니 손 잡고 외갓집에 가던 때처럼 설레고 가슴 벅찬 일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차량 정체로 고향 가는 일이 그리 녹녹하지 않다.

특히 명절 연휴처럼 특별한 날이 있을 때 차량 정체는 사람들을 지치고 힘들게 한다.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모두 힘들어하는 속에서 참 얄미운 사람들이 더러 보이곤 한다.

갓길로 주행하거나 버스 전용차선을 교묘하게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담배 꽁초나 생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다.

특히 어린 자녀를 태우고 가면서 위법 행위를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을 보면 저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부모로서,어른으로서 자질이 있는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법은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고 사회를 지탱해 나가는 기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기본적인 법질서마저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한다.

특히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이런 행동들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

10여년 전 '작두를 대령하라!'란 대사로 유명한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검은 얼굴의 이마에 초생달이 새겨져 있어 특이했던 포청천이란 인물이었다.

그가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빈부 격차와 신분의 높고 낮음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고 공평한 법 집행을 위해 노력했으며,왕족이나 고관대작에게까지도 소 여물을 써는 작두를 형틀로 이용해 냉엄하고 엄정한 법질서 준수의 의지를 천명한 까닭이다.

또 명판결을 많이 내려 백성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이었다.

요즘 세태를 살펴보면 비위 관련자들이 반성은커녕 궁색한 변명으로 순간 순간을 모면하려고만 하고,공권력은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모두가 기초적인 준법질서 의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라 생각된다.

지금의 세태는 포청천이 살았던 때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가 행했던 준법 의지만큼은 우리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