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삼성그룹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은 전자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기흥 반도체공장 정전사고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업 정신으로 재무장하는 한편 신경영 성과 재조명 등을 통한 쇄신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삼성은 특히 사장단 및 임원의 조기 인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쇄신 프로그램은 △고(故) 이병철 회장 20주기(11월19일)와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12월1일)과 맞물려 진행된다.

30일 복수의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은 고 이병철 회장 20주기와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 등의 행사를 통해 최근의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이건희 회장의 새 경영 화두인 '창조 경영'을 뿌리내리기 위해 12월 중 조기 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선대 회장 타계 20주기 및 이 회장 취임 20주년 행사,조기 인사 실시 등을 3대 모멘텀으로 삼아 새로운 성장 돌파구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를 위해 고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호암자전)을 개정 발간하고 경영철학을 담은 소책자를 발행하는 등 창업 정신을 되새기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또 '신경영상'을 특별 제정해 이건희 회장이 펼쳐온 '신경영'의 성과와 의미를 전체 임직원이 공유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두 행사와 맞물려 CEO(최고경영자) 및 임원 인사도 12월 중에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인사를 위해 매년 11월 초에 시작했던 CEO 및 임원의 실적 평가를 올해는 한 달 이상 앞당겨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안팎에서는 △최근 5년간 CEO 교체가 거의 없었다는 점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인적 쇄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이번 인사가 사장단을 중심으로 '대폭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