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제분업체인 CJ제일제당이 밀가루 제품의 출고가격을 작년 12월에 이어 9개월 만에 13~15% 인상했다.

대한제분과 동아제분,삼양사 등 다른 제분업체들도 국제 원맥시세 급등에 따라 조만간 밀가루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밀가루를 주 원료로 쓰는 라면,과자,빵 가격의 연쇄 인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28일 빵의 재료가 되는 강력밀가루와 라면,국수 등을 만드는 데 쓰는 중력밀가루의 가격을 20kg 포대당 각각 종전 1만2760원과 1만2030원에서 1만4410원과 1만3640원으로 13%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과자나 케이크의 재료인 박력밀가루 가격도 1만1360원에서 1만3060원으로 15%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밀가루 가격의 인상 이유로 주요 원맥 생산국가인 동유럽의 폭염과 유럽연합(EU) 지역의 수확기 폭우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호주도 가뭄으로 원맥 생산 감소가 예상돼 원맥 선물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원맥 국제시세는 작년 말 부셸당 501센트에서 7월 말 630센트,8월 말 767센트,지난 26일엔 917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 제빵 과자 외식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업체들도 관련 제품의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식품회사는 작년 12월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가격을 7~10% 올리자 지난 3월 라면,과자 가격을 7%에서 20%까지 일제히 올렸었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값 상승 부담을 어떤 형태로든 제품 출고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가격 인상이 없더라도 제품의 중량을 줄이거나 대용량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대폭 상승시키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호민 농심 홍보실 차장은 "밀가루 가격뿐만 아니라 팜유가격도 작년 12월 t당 560달러에서 이달 들어 830달러로 50% 가까이 뛰었다"고 말했다.

오리온제과 관계자는 "연내 원가상승 압박은 없겠지만 내년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