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존주택 판매 4.3% 감소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근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향후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지표들이 악화되면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민간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105.6)보다 5.8포인트 낮아진 99.8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2005년 11월(98.9)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월가 예상치(103.8)보다 4포인트 낮은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자신뢰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주택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들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8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4.3% 감소한 550만채(연율 기준)에 그쳤다.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2002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매물로 나온 주택이 팔리지 않다보니 재고는 늘었다.

기존 주택 판매 재고는 458만채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8월 판매분을 기준으로 할 때 10개월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단독주택 재고는 1989년 5월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7월 중 미국 20대 도시 주택 가격은 전달에 비해서는 0.4%,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떨어졌다.

10대 도시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0.6%,전년 동기 대비 4.5% 하락해 1991년 7월 이래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미국 경제 둔화 조짐을 나타내는 지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 행진을 지속했다.

2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당 1.4145달러까지 하락했다.

1999년 1월 유로화가 외환시장에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여 엔·달러 환율은 114엔대로 내려왔다.

124엔대에 근접했던 지난 6월 말에 비해 석 달 만에 10엔가량 하락한 것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