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대비반 격인 '프리 로스쿨(Pre-law school)' 전공을 2008년 신설하면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고려대 재학생은 이중전공의 하나로 로스쿨 대비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타 대학 출신자를 3분의 1 이상 선발하도록 의무화한 로스쿨 시행령에 따라 고려대 졸업생을 본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 로스쿨에도 다수 진학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전통적으로 강했던 법과대학이 로스쿨 개원으로 사라지는 데 대한 우려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로스쿨 진학에 도움이 되는 법조인 양성 기초 과목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고려대 관계자는 "로스쿨 입학을 위해서는 물론 입학 후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논리학 등 법학 기초 과목들로 채워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법조인의 기본 소양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외교학과,경제학과,통계학과 등이 포함된 정경대학이 주축이 되는 만큼 정경대 전공 과목이 50% 가까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려대 프리 로스쿨의 이중전공자 선발은 기존의 이중전공자 선발과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중전공 학생은 학점,면접 등 성적 순으로 선발된다. 현재 이중전공의 정원은 개별 전공 정원의 30% 선을 유지하고 있다. 프리 로스쿨의 경우 연계전공 형태이기 때문에 총 정원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략 100명 선이 될 것으로 고려대 관계자는 예상했다.

고려대는 2004년부터 입학할 때 선택한 제1 전공 이외에 제2 전공을 선택,4년(8학기) 내에 이수하는 이중전공을 의무화했다. 박유성 입학처장은 "연계전공이란 '합법적인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준비기간이 있는 만큼 알찬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올해 국제학부가 확장되면서 스크랜튼 학부생들이 '법대 예비'를 자기설계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법대 예비 전공은 스크랜튼 학부생이 전문 대학원 진출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개설된 맞춤식 교육 과정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인문 사회,자연과학대학 등의 신입생과 재학생 중 소수의 우수학생을 스크랜튼 학부생으로 선발한다"며 "스크랜튼 학부생은 자신의 원소속 대학 전공과 함께 자기설계전공을 포함한 다양한 전공트랙을 복수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용어풀이]

◆이중전공＝대학 입학시 선택한 제1전공을 이수하면서 제2전공을 동시에 이수,졸업 때 2개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 고려대는 이를 2004년부터 의무화했다.

◆복수전공＝제1전공 이수 후 졸업을 유보하고,또 하나의 전공을 연속 이수해 2개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 4년 동안 제1,2전공을 동시에 이수하는 이중전공과 달리,1전공 이수 후 2~3학기를 추가해 이수한다.

◆연계전공＝대학 내 또는 대학 간 2개 이상의 학과가 개설한 별도의 과정을 이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학과와 경영학과가 공동개설한 '기업법 관련 코스' 등이 연계전공 과목의 대표적인 예다. 전공과목은 참여 교수들로 구성되는 연계전공 협의회에서 독자적으로 신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