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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기업에 근무하는 K씨.아침 7시 출근길에 그는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몰고 집을 나선다.

스스로 충돌을 피하는 '충돌방지시스템'을 갖춘 똑똑한 자동차 덕분에 K씨는 사고를 피하고 무사히 회사에 출근한다.

충돌방지시스템을 장착한 차들이 보편화되면서 차간 안전거리가 50% 이상 축소돼 교통정체가 줄었고,이로 인해 출근길이 한층 여유롭다.

K씨는 회사에 도착한 후 종이신문 대신 굽어지는 디스플레이인 'e-paper'로 된 신문을 꺼내 읽는다.

일터에서는 생산과 동시에 검사가 가능한 '실시간 측정ㆍ검사장비'의 도움을 받아 '불량률 제로'의 공정을 처리한다.

'같은 시간 K씨의 딸 '보람이'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옷을 입고 등교한다.

보람이가 입고 있는 옷은 세균과 박테리아를 차단하는 고기능성 나노섬유이고,옷만 입고 있어도 건강 체크가 가능한 센서기능이 달려있으며 MP3도 부착돼 있다.

보람이는 꿈의 테라급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휴대폰 단말기에 MP3파일 2500곡과 DVD영화 65편을 저장해 가지고 다닌다.

다리가 불편한 보람이의 할아버지는 캡슐 형 내시경을 통해 진단을 받던 중 종양이 발견돼 '3차원 영상구현'이 가능한 복강경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할아버지는 집에서 '재활로봇'을 통해 보행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옆에서는 '가사지원 로봇'이 명령에 따라 청소,정리정돈 등을 하고 있다.

차세대 모바일 건강도우미가 할아버지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몸 안에 중추신경 및 대뇌 자극용 센서가 달려있어 긴급 시에는 간단한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K씨가 퇴근한 후 가족의 저녁시간.온 가족이 함께 3차원 입체영상뿐 아니라 촉각,후각 등 인간의 오감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오감(五感)실감 형 입체 TV'와 스스로 발광하면서도 화질이 선명한 꿈의 벽걸이 'AM-OLED TV'를 시청한다.

벽면에는 형광등이 사라진 대신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조명'이 빛나고 있다.

미래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산업자원부가 제시하는 '2015년 산업기술로드맵'에 따른 미래 생활상이다.

산자부는 15개의 전략기술 분야를 선정,이 부분의 핵심ㆍ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략기술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15대 전략기술 분야는 반도체ㆍ자동차 등 주력산업과 바이오ㆍ차세대로봇 등 미래유망산업,나노ㆍ청정기반 등 기반기술 분야로 구성돼 있다.

2015년까지 정부는 산업기술개발사업 예산의 50~60%를 '전략기술개발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가까운 미래에 요구되는 기술의 사전분석과 적절하고 계획성이 겸비된 R&D(연구개발) 투자는 궁극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잘 나가는' 제조기업 350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기업들은 고성장의 비결로 핵심기술 보유(38.3%)와 시장 지배력(33.4%)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고성장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었다.

'지난 3년간 중점적으로 투자한 부문이 어디냐'는 질문에 이들은 R&D 투자(43.4%)를 가장 많이 꼽았고,시설 투자(36.0%)와 판매조직망 확충(18.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난 기업의 절반가량(49.6%)이 R&D에 주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기업은 고품질(45.4%)과 제품 차별화(42.6%)에 다른 경쟁 기업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나가는 기업의 절반은 '자나 깨나' 연구개발에 매달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D를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기업의 마케팅 여건은 하룻밤 자고 나면 바뀐다고 한다.

이런 여건에선 시장 환경과 정책변화 등을 빨리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기업의 미래에 '올인'할 수 있는 신(新) 성장 동력을 찾아 한 우물을 파는 뚝심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할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