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17일 한국공학한림원 주최 'CEO포럼'에서 세계와 한국 경제,그리고 증시 전망 등에 대해 폭넓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가 금융만큼 중요한 곳은 없고 사람이 엉터리면 재앙이 온다"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채권만을 사들여 물가 상승률만큼의 투자 성과도 내지 못한 국민연금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국민연금은 과거 6년 동안 채권만 샀다.

물가상승률도 커버하지 못했다.

기본 컨셉트는 주식을 사느냐,안 사느냐가 아니다.

자산은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라고 교과서에도 나와 있다.

국민연금이 교과서대로 했다면 주식을 30%는 사야 했다.

채권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봐라.무리한 채권 투자의 결과다.

평화의 시대에는 채권 투자가 안 맞는다.

한국 증시는 저평가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선진시장으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엉망이었다고 얘기들 한다.

그런데 그건 개념이 잘못된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종목을 모두 다 집어넣어 산출한다.

그런데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인도 선섹스도 30개 종목이다.

한국처럼 산출하는 지수는 상하이A 정도다.

우리가 다우30처럼 지수를 산출했다면 엄청나게 올랐을 것이다.

우량 회사를 골라서 15년간 시뮬레이션 해보니 30배 정도가 올랐다.

# 부동산 편중 교정될 것

우리나라는 개인 자산의 80% 정도가 부동산에 들어가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에 쏠린 한국의 자산구조는 교정될 것이다.

사회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부동산 가격은 어떤 과정을 거치든 떨어질 것이다.

10년 뒤면 고령화 사회로 가는데 누가 부동산을 사줄 수 있겠는가.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홍콩보다 더 비싸 보인다.

서울에는 프리미엄급 빌딩이 없다.

앞으로 프리미엄 빌딩을 짓는 시대가 온다.

그리고 그 건물이 굉장히 잘될 것 같다.

한국에서도 요즘 시간이 나는 자산가들이 많으니 하나투어 같은 여행사도 발전할 것이다.

유럽 크루즈여행 같은 상품도 뜰 것이다.

여행업계도 그런 쪽에 베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냉전 이후로 중국과 인도의 23억~24억 인구가 시장경제로 들어오고 있다.

브랜드가 있는 기업,경쟁력 있는 기업의 시장 침투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다.

설비투자에 과감했던 기업은 이익이 엄청나게 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걸 간과했다.

중국의 달러 보유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무서울 정도로 중국에서 엄청난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공상은행이 10%만 증자하면 한국의 4개 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다.

올초 자산운용사들이 일본 펀드를 많이 팔았다.

일본 경제가 회복된다면서.하지만 그것을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일본은 10년간 재정적자가 천문학적이다.

또 고령화 사회다.

더구나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비싼 나라다.

선진국 마켓에서 가장 비싼 일본을 사야 할 이유는 없다.

아쉬운 것은 세계시장에서 초기에 M&A(인수·합병)를 했어야 했는데 이걸 놓쳤다는 점이다.

M&A도 투자인데 각종 규제와 장애가 있다.

기업들 역시 외환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더 과감하게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 자산가시대 대비해야

요즘 한국 기업이 이익내는 것은 전부 투자의 결과다.

한국은 금융이 발달하지 않았다.

한국 금융감독 관료들을 보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홍콩 싱가포르와 우리의 차이는 규제의 문제다.

M&A는 훨씬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창업해서 (회사를) 팔고 유람하면 멋진 사람이라고 써줘야 한다.

'먹튀'했다고 비난하면 안 된다.

미술품 가격은 걱정스럽다.

어떻게 저렇게 가격이 결정되는지.이중섭 박수근 천경자씨와 같은 유명 그림이라면 사겠다.

하지만 70%가 가짜라고 한다.

강남 아줌마들이 화랑을 열심히 다니는데 돈을 잃고 깨달아야 할 것 같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