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고지 선점 위한 기선잡기 성격

한나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대구.경북지역에선 벌써 부터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물밑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정권 재창출 여부를 결정할 연말 대선도 물론 중요 변수이지만 대구.경북이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릴 만큼 당 공천이 당락 여부에 결정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천 고지 선점을 위한 각개약진 식 기선잡기 싸움이 본격화되는 듯한 분위기이다.

여기에다 지난달 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대립했던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 가담 인사들 간에 미묘한 신경전도 재점화될 조짐이다.

현재까지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지역 출신 원외인사는 3~4명선.
경북 성주 출신으로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17대 총선에서 대구동을에 당선됐다 선거기간 선거구민에게 선심관광 및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낙마한 박창달 전 의원, 칠곡 출신인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의 박영준 특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서상기(비례대표) 의원도 대구북갑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바닥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李)' 인사로 분류되는 주, 박 전 의원이 실제 관심 지역구에서 출마할 경우 대표적 `친박(朴)' 인사인 이인기(고령.성주.칠곡), 유승민(대구동을) 의원과 1차적으로 당 공천을 놓고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서 의원 역시 친박 인사라는 점에서 이 대선후보 캠프의 대구선대본부장을 지낸 이명규(대구북갑) 의원과 일전이 예상돼 친박-친이 대결구도가 될 수 있다.

지역 정가에선 지역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송영선, 윤건영, 이주호 의원 등도 잠재적인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대선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겠지만 동시에 내년 총선 출마 희망자들의 `내 자리 챙기기' 경쟁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 경선이 이 대선후보의 합의추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 도당위원장인 친이 진영 김광원(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과 친박 그룹의 이인기 의원 간 2파전 경선으로 치러지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연말 대선승리가 당 차원에서는 절체절명의 현안이지만 정치인 개인으로선 대선에 곧이어 시작될 내년 총선, 당내 공천과정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이 중요한 대목"이라면서 "당 주도권을 확보한 이 대선후보 진영의 탕평인사 약속에도 불구하고 친이-친박 인사간 대결구도는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