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배중호 국순당 사장… 라이벌은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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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경쟁을 해야 품질이 좋아지고 시장도 커지지 않습니까? 동생들과 술 시장에서는 부딪쳐도 집안에서는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54)은 자신처럼 전통주 사업을 하고 있는 두 동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배 사장 일가는 술 사업을 가업으로 각각 승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누룩 황제'로 불리는 부친 배상면 회장의 3남매 중 첫째인 중호씨는 국순당 사장이며 둘째 영호씨는 배상면주가 사장,막내 혜정씨는 누룩도가 사장이다.
누룩도가는 막걸리 '부자'와 '새색시' 등을 제조해 수출하고 있으며 배상면주가는 백세주의 최대 라이벌인 '산사춘'을 생산 판매한다.
배 사장은 혜정씨와는 거의 충돌하지 않지만 영호씨와는 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선의의 경쟁을 독려하는 배 회장의 가르침과도 무관하지 않다.
배 회장은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에 모두 사무실을 두고 왕래한다.
"부친은 욕심이 많고 성향도 독특하십니다.
자녀뿐 아니라 지인들에게도 술 사업을 권하시니까요.
남동생은 국순당에서 근무하다 독립했지만 여동생은 주부 신분으로 회사를 차렸어요."
배 사장은 부친이 자신에게 막걸리 생산을 권유했지만 거절하자 혜정씨를 회유했다고 술회한다.
혜정씨는 2000년 누룩도가를 차려 부친의 숙원이던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를 생산했다.
1996년 영호씨가 독립한 것은 마케팅에 관한 배 사장과의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
영호씨는 다양한 신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배 사장은 이를 뿌리치고 백세주에만 올인했다.
"동생(영호씨)이 튀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정통을 추구하는 성향이지요.
그런데 당시에는 제가 옳았던 것 같습니다.
동생이 독립한 뒤 5개 신제품을 냈다가 1개로 줄였으니까요.
물론 요즘에는 저도 다양한 제품을 내고 있지만,그건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지요."
두 사람의 성향 차는 전공에서도 드러난다.
영호씨가 신문방송학과 출신의 마케터에 가깝다면 배 사장은 연세대 생화학과 출신으로 술 연구소장을 7년이나 지냈다.
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무역업체인 롯데상사에 입사했다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3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1983년 배 회장이 국순당의 전신인 배한산업을 설립할 당시 연구원으로 입사해 생쌀 발효법에 매달렸다.
백세주를 시판한 1992년 사명을 국순당으로 바꾸며 경영자가 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배중호 국순당 사장(54)은 자신처럼 전통주 사업을 하고 있는 두 동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배 사장 일가는 술 사업을 가업으로 각각 승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누룩 황제'로 불리는 부친 배상면 회장의 3남매 중 첫째인 중호씨는 국순당 사장이며 둘째 영호씨는 배상면주가 사장,막내 혜정씨는 누룩도가 사장이다.
누룩도가는 막걸리 '부자'와 '새색시' 등을 제조해 수출하고 있으며 배상면주가는 백세주의 최대 라이벌인 '산사춘'을 생산 판매한다.
배 사장은 혜정씨와는 거의 충돌하지 않지만 영호씨와는 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선의의 경쟁을 독려하는 배 회장의 가르침과도 무관하지 않다.
배 회장은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에 모두 사무실을 두고 왕래한다.
"부친은 욕심이 많고 성향도 독특하십니다.
자녀뿐 아니라 지인들에게도 술 사업을 권하시니까요.
남동생은 국순당에서 근무하다 독립했지만 여동생은 주부 신분으로 회사를 차렸어요."
배 사장은 부친이 자신에게 막걸리 생산을 권유했지만 거절하자 혜정씨를 회유했다고 술회한다.
혜정씨는 2000년 누룩도가를 차려 부친의 숙원이던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를 생산했다.
1996년 영호씨가 독립한 것은 마케팅에 관한 배 사장과의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
영호씨는 다양한 신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배 사장은 이를 뿌리치고 백세주에만 올인했다.
"동생(영호씨)이 튀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정통을 추구하는 성향이지요.
그런데 당시에는 제가 옳았던 것 같습니다.
동생이 독립한 뒤 5개 신제품을 냈다가 1개로 줄였으니까요.
물론 요즘에는 저도 다양한 제품을 내고 있지만,그건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지요."
두 사람의 성향 차는 전공에서도 드러난다.
영호씨가 신문방송학과 출신의 마케터에 가깝다면 배 사장은 연세대 생화학과 출신으로 술 연구소장을 7년이나 지냈다.
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무역업체인 롯데상사에 입사했다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3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1983년 배 회장이 국순당의 전신인 배한산업을 설립할 당시 연구원으로 입사해 생쌀 발효법에 매달렸다.
백세주를 시판한 1992년 사명을 국순당으로 바꾸며 경영자가 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