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프레데릭 미시킨 FRB 이사와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등 4명의 FRB 고위 인사들은 10일(현지시간) 각종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미시키 이사와 옐런 총재는 금리인하 필요성에 무게를 둔 반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와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경제는 견조하다"는 종전 FRB 입장을 유지했다.

미시킨 이사는 뉴욕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주택시장 둔화와 신용위기가 미국 소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FRB가 이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시킨 이사는 컬럼비아대 교수 시절 벤 버냉키 FRB 의장과 공동 논문을 작성하는 등 공감대가 큰 것으로 알려져 그의 발언은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다.

옐런 총재도 이날 "미국 경제가 신용 및 주택시장의 동요로 심각한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고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반면 록하트 총재는 "8월 고용 감소는 최근 소매 매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의 전후관계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8월 고용 감소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해 금리인하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셔 총재도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하루아침에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버냉키 FRB 의장의 입장을 '관중의 빗발치는 충고 속에서 티샷(골프 경기 매홀의 첫 스윙)을 준비하는 골퍼' 같다고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이 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고용시장 침체의 심각성 △금융시장이 계속 어려움을 겪는 이유 △주택시장의 회복 시점 △인플레이션의 위험 정도 △금리인하의 효과 등 다섯 가지 이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미국 경제를 페어웨이(골프 코스의 잘 다듬어진 지역)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조언을 새겨들을 수는 없다"며 버냉키 의장의 고충을 전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장규호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