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을 거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현대건설하이닉스 주가가 조정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다른 건설사들과의 상승률 갭 메우기에 나서며 8만원대에 안착한 반면 하이닉스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는 10일 급락장에서도 선방하며 0.48% 오른 3만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연초 대비로는 14.5%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간 지난 7월 말 이후에도 약 20%의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날 장중 한때 8만1500원까지 하락했지만 하락률을 0.83%로 줄이며 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보다는 약 47% 이상 상승한 것이다. 조정기였던 지난 8월 중순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8만원대에 안착했고 최근 9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양사는 모두 워크아웃을 거쳐 경쟁력 있는 회사로 부활한 데다 국내 M&A 시장에 몇 안남은 '대어'라는 점에서 연초부터 증권사들로부터 '톱픽(최우선 추천종목)'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업종 전망의 희비가 엇갈리며 주가도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M&A 이슈가 있는 데다 다른 건설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매수 후 장기 보유하기에 걱정이 없는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이 최근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올려 잡는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반면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연초 이후 4만∼5만원 선을 오가고 있다. 반도체 시황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8월 초만 해도 하이닉스는 하반기 기대주 가운데 하나였지만 미국 시장 불안정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며 "9월 말이 지나야 강하게 치고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