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후보단일화, 대선 연습하러 왔느냐"

"문국현 신당은 엉뚱..본경선 참여해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서 손학규(孫鶴圭) 후보에 0.29% 포인트 차로 뒤져 2위를 차지한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6일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손학규 대세론이 사실상 꺾인 것 아니냐"며 "대세몰이를 하려고 했는데, 대세가 아니라는 게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말하고 "그동안 범여권 주자로서의 정통성과 개성공단 추진력의 두가지 메시지를 반복해 사용해왔는데, 그것이 설득력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어 "추석 때는 1,2회차 순회경선 결과가 추석밥상 화제에 오를텐데 쫓아가는 입장이 좋다"며 "1,2회차 순회경선에서 역전이 되면 임팩트가 더 있지 않겠느냐"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인 뒤 "정동영의 역전승이라는 요소가 있어야 추석상 화제에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회차 경선지역인) 제주에서 1등한 사람이 보통 대통령이 되고 (2회차 경선지역인) 충북에서 1등한 당이 보통 집권을 했다"며 "(1,2회차 경선이 실시되는) 다음주 토요일(15일), 일요일(16일)이 되면 판도가 드러나고 그게 추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손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예비경선 일반여론조사에서 자신이 1% 포인트대로 `근접'한 점을 거론하며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음을 거듭 강조했다.

정 후보는 "왜 근접했느냐. 그것은 한나라당 지지층을 빼고 비(非) 한나라당 유권자들에게 물어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일주일만 기다려보면 (판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을 겨냥해 `호남후보 필패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정 후보는 "호남출신이 2등국민이냐. 정동영 호적을 파가라는 말이냐"고 반문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호남후보여야 (대선)후보가 된다는 말이 성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경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친노 후보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그는 "(본선에 진출한) 5명은 대통령이 되려고 나온 사람이지 않느냐. 연습하러 나온 사람도 있느냐"고 묻고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누구를 밀어줄까를 얘기하는 게 굉장히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제3후보로서 독자신당을 추진 중인 문국현 후보를 향해서는 `본경선 참여'를 거듭 주장했다.

정 후보는 "문 후보가 신당을 한다는 건 엉뚱하고 현실성이 없다"며 "143명 국회의원으로 신당을 해도 엉성한데 문국현 이름 석자로 어떻게 신당을 하느냐. 지금이라도 그 생각을 접으시고 본경선 `시드배정'을 받고 지금이라도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는 또 대북.외교.안보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역량의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 장관 재직시절의 개성공단 건설계획 추진과 9.19 공동선언을 거론하며 "2008년은 한반도 빅뱅의 시대이고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설계도는 정동영이 만들었다"며 "60년간 토끼의 귀가 한쪽만 있는 나라에 살아서 귀가 두개 있는 사람이 비정상으로 보였는데, 이제부터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북관에 대해 "외교.안보.통일 문제에 관한한 철저한 아마추어이며 자기 주관과 철학이 없다"며 "적어도 남북문제에 관한한 YS(김영삼 전대통령)의 복사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각 분야의 경제 브레인 300∼500명으로 `경제현인회의'를 구성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겠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팀을 섀도우 캐비닛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밖에 참여정부 `2인자'라는 비판론에 대해서는 "권력을 써본 적이 있어야 2인자인데, 나는 권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나는 반노, 친노도 아닌 친국민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앵커 이미지' 논란에 대해서는 "이제는 기자출신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며 "교수 출신은 가르치려 하고 운동권 출신은 투쟁하려고 하지만 기자출신은 들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