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할머니가 손자와 손녀를 말벌떼의 공격으로부터 구하려다 말벌떼에 온 몸을 쏘여 숨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5시20분께 부산시 금정구 부곡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손자(2).손녀(5)와 함께 산책을 하던 권모(59.여)씨가 말벌떼에 쏘였다. 쓰러진 권모 할머니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도 지나지 않아 오후 8시께 숨졌다.

권씨의 손녀와 손자들 부근에는 박모(26.여)와 최모(77)씨 등 5명도 말벌에 5~6군데씩 쏘였다. 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벌떼의 공격을 받고 치료를 한 26살 박씨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여자 아이가 벌에 쏘여 울기 시작했고 할머니가 '애들만 이라도 살려달라'며 소리를 질러 가보니 말벌떼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며 "주위에 도움을 청했지만 말벌떼가 너무 많은데다 나도 쏘여 접근하지 못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숨진 두 손자들 할머니인 권모씨는 이날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손녀와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산책을 하다 갑자기 달려든 말벌떼에 쏘여 비명을 지른 손녀를 보고 손녀와 손자를 필사적으로 구하려다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권씨는 자신의 얼굴, 머리, 양팔 등에 80여군데나 쏘여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