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의 해외증시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해외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붐이 형성된 게 엇그제 같은데 해외주식을 직접 거래하려는 개인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해외주식 중계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트레이드증권의 일본주식 약정액이 지난해 말 1221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2487억원으로 급증한게 그 예다.

신규계좌 개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홍콩 주식 HTS(홈트레이딩시스템)서비스를 시작한 키움증권의 경우 신설되는 하루 평균 해외계좌가 100개에 달한다.

강기태 키움증권 국제팀장은 "해외주식의 전화주문만 가능할 때는 1억원 이상 큰손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HTS서비스 이후 10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화주문이냐 HTS거래냐

현재 국내에서 개인이 직접 주식투자가 가능한 지역은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포함되며 전화주문과 HTS거래가 일반적이다.

전화주문의 경우 증권예탁원에서 결제가 가능한 주요 국가의 주식을 모두 거래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해외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증권사로부터 상담을 받은 후 주문을 내면 체결상황을 알 수 있다.

증권사가 거래의 중개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개인이 직접 매매가 가능한 HTS서비스는 현재 굿모닝신한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리딩투자증권이 제공 중이다.

거래 대상은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에 한정되며,이트레이드증권은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주식거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HTS는 계좌개설 후 해당 증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HTS에 해외주식매매 부문이 추가돼 있어 편리성이 뛰어나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굿아이차이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다운받아 설치하면 된다.

전화와 HTS를 병행 서비스하는 증권사도 있지만 전화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나홀로 분석 투자'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그 대신 온라인 수수료보다 비싼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5월부터 중국주식 HTS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나 전화주문 비율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는 국내와 달리 증거금률이 환전비용까지 포함,101%란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매입하려는 주식 수만큼의 금액을 증권사 계좌에 입금한 뒤 달러로 환전을 하는 단계를 거쳐야 거래가 마무리된다.

매매시기의 원·달러 환율도 고려해야한다.

경제지식이 없는 초보는 절대금물인 이유다.

◆현지인 명의 빌려 투자는 절대 금물

전문가들은 해외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반드시 여윳돈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해외주식은 결제체계,세금 등으로 인해 단타 매매가 불가능한 게 그 이유다.

우선 해외주식은 당일에 사서 그날 팔 수 없는 결제시스템을 갖고 있다.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산 날로부터 3일 뒤에 국내에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매수계약이 체결이 됐더라도 자금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3일 동안은 다시 팔 수 없다.

홍콩 주식은 상한가 제한폭이 없어 투자리스크가 가장 크다.

국내 주식거래와 달리 해외주식 거래에는 세금이 부과된다.

양도소득세법을 적용,차익의 20%를 떼는 만큼 수익률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1000만원어치 산 주식이 1500만원까지 올라 차익실현에 나선 경우 500만원에 대해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명목 수익률은 50%지만 투자자가 쥐게 되는 실수익률은 40%로 낮아지는 셈이다.

단타매매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소형 자문사가 일임형태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나 현지인 명의를 빌리는 것 모두 불법이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홍콩 H주 쏠림현상 심화

투자지역별 선호도는 뚜렷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직접 투자가 가능한 홍콩 H주(중국기업이지만 회사 주소가 홍콩인 기업 중 블루칩 84개사)에 대한 쏠림현상이 커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 주식은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거나 이들 지역과 사업관계에 있는 특정 투자자들이 주류인 반면 중국은 연령과 직업군에 관계없이 다양하다.

중국주식에 대한 '묻지마 투자' 우려도 그래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 초보자는 업종 1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국가들의 경우 독과점 기업이면서 업종 1위인 기업을 고르는 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얘기다.

마주옥 키움증권 중국담당 연구원은 "신흥 시장은 정부정책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데다 재무제표의 신뢰성 문제도 있어 철저하게 1위 업체이면서 성장성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해외투자는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를 기본으로 하되 플러스 알파로 직접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