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업, 경영권 보호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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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들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장기투자증권의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는 대신 해외 투자나 기업 인수·합병(M&A),경영권 방어를 위한 관계회사 지분투자 등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침체된 국내 설비투자를 되살리려면 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장치를 보완하고,기업의 국내 투자를 부추길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투자증권 비중 5배 급증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기업의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요인'보고서에 따르면 만기 1년 초과 채무증권,관계회사 주식,매도가능증권 등 장기투자 증권이 제조업체(매출액 25억원 이상 영리법인 기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8%에서 지난해 14.5%로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투자증권 증가율(20.1%)이 총자산 증가율(10.5%)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기업형태별로는 1990~2006년 중 대기업의 장기투자증권 비중이 14.6%포인트 상승,중소기업(7.3%포인트)보다 상승폭이 컸다.
또한 수출기업(13.9%포인트)의 상승폭이 내수기업(10.3%포인트)을 앞질렀다.
한국은행은 장기투자증권 비중이 급증한 이유로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 참여 △해외직접투자 확대 △협력관계 유지 및 경영권 방어 △기업인수 또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진입 기피를 위한 중소기업의 국내외 법인 신설 △유가증권 평가방식 변경(원가법→시가법)을 꼽았다.
◆경영권 방어가 급선무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가 부실한 계열사들에 대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시됐다.
1998~2001년 사이 유상증자 금액은 무려 73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장기투자증권 보유가 급증했다.
해외 현지공장 설립 등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 것도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의 원인이다.
2002~2006년 중 5대기업의 연결대상 종속법인 수는 총 113개가 늘었는데 이 중 국내 증가분은 7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06개는 해외법인이었다.
최근엔 포스코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의 일부를 매입하고 현대미포조선도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기업 간 지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경영권 방어책 마련해야
한은은 "해외 진출 기업인수 등에 따른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는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면서도 "경영권 보호를 위한 상호지분출자나 대기업 진입에 따른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중소기업의 종속회사 신설 등은 자금의 생산적 사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포이즌필 황금주 차등의결권 등 다양한 경영권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기업규모별로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이 밖에 "과도한 해외투자도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국내 투자 증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는 대신 해외 투자나 기업 인수·합병(M&A),경영권 방어를 위한 관계회사 지분투자 등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침체된 국내 설비투자를 되살리려면 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장치를 보완하고,기업의 국내 투자를 부추길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투자증권 비중 5배 급증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기업의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요인'보고서에 따르면 만기 1년 초과 채무증권,관계회사 주식,매도가능증권 등 장기투자 증권이 제조업체(매출액 25억원 이상 영리법인 기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8%에서 지난해 14.5%로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투자증권 증가율(20.1%)이 총자산 증가율(10.5%)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기업형태별로는 1990~2006년 중 대기업의 장기투자증권 비중이 14.6%포인트 상승,중소기업(7.3%포인트)보다 상승폭이 컸다.
또한 수출기업(13.9%포인트)의 상승폭이 내수기업(10.3%포인트)을 앞질렀다.
한국은행은 장기투자증권 비중이 급증한 이유로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 참여 △해외직접투자 확대 △협력관계 유지 및 경영권 방어 △기업인수 또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진입 기피를 위한 중소기업의 국내외 법인 신설 △유가증권 평가방식 변경(원가법→시가법)을 꼽았다.
◆경영권 방어가 급선무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가 부실한 계열사들에 대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시됐다.
1998~2001년 사이 유상증자 금액은 무려 73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장기투자증권 보유가 급증했다.
해외 현지공장 설립 등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 것도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의 원인이다.
2002~2006년 중 5대기업의 연결대상 종속법인 수는 총 113개가 늘었는데 이 중 국내 증가분은 7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06개는 해외법인이었다.
최근엔 포스코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의 일부를 매입하고 현대미포조선도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기업 간 지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경영권 방어책 마련해야
한은은 "해외 진출 기업인수 등에 따른 장기투자증권 보유 증가는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면서도 "경영권 보호를 위한 상호지분출자나 대기업 진입에 따른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중소기업의 종속회사 신설 등은 자금의 생산적 사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포이즌필 황금주 차등의결권 등 다양한 경영권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기업규모별로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이 밖에 "과도한 해외투자도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국내 투자 증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