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사망자가 27일 현재(현지시간) 63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고대 올림픽 발상지 등 그리스 유적지 근처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그리스 당국은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으며 곳곳에서 마른 숲과 가옥이 숯 더미로 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 주변 원시림이 손실되는 등 불길은 차츰 고대 유적지 주변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코스 디아만디스 그리스 보건부 대변인은 "산불이 국토의 절반 이상을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전국엔 현재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크리스토스 자호포울로스 그리스 문화부 사무총장은 이날 "화재 방지 설비가 예상대로 작동함에 따라 올림픽 유적지에 딸린 고대 박물관 등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부속 박물관의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 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짧은 시간 동안 17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일어난 것은 방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이미 65세의 남성과 두 청년 등 3명의 방화범을 살인과 방화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숲을 태워 이 지역을 다른 용도로 개발하려는 업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