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 6초

최고 출력 445마력ㆍ연비 l당 12.2km

친환경ㆍ고성능…국내 시판가 2억 예상

"이제 속도를 좀 더 올려 보세요."

렉서스의 플래그십 모델(대표 차종) LS600h L(롱 휠베이스 모델)의 한국 기자단 시승회가 열린 22일 일본 오카야마 국제 서키트.행사를 진행하는 도요타의 안전 요원들은 LS600h L의 고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달릴 것을 주문했다.

천천히 달려서는 최고출력 445마력에 이르는 엄청난 성능과 VDIM(차체역학 통합제어 시스템)의 기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VDIM은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TCS(바퀴 구동력 배분장치),VSC(차량 미끌림 제어장치) 등을 통합해 작동시키는 도요타만의 안전 시스템.커브길을 달릴 때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전부터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시작해 보다 안정된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안전성을 유지한다는 게 요시다 모리타카 도요타 수석 엔지니어의 설명.

직선주로는 물론 곡선주로에서도 가속페달에서 발만 뗀 채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달려봤다.

급한 커브길에서는 차량이 약간 밀려나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내 차체는 자세를 바로잡고 안정된 주행을 계속했다.

세제를 섞은 물을 끼얹어 노면을 미끄럽게 만든 상태에서 실시한 메르세데스벤츠 S550과의 비교 시승에서도 VDIM의 진가는 드러났다.

꼬불꼬불한 슬라럼 코스에서 S550은 뒷바퀴가 조금씩 미끄러져 간혹 코스를 벗어나기도 했지만 LS600h L은 무리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채 6초가 걸리지 않는 가속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직선주로에서 가속을 시작해 시속 150㎞를 넘어설 시점이 되면 어느새 다시 곡선주로가 나타나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품질과 안전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으면서 '친환경'이 아닌 '고성능'을 강조하고 자동차 레이싱 경기장을 시승코스로 잡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앞뒤 좌석에 앉은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실내는 조용했다.

연비는 ℓ당 12.2㎞에 이르고 시속 60㎞ 이하의 속도를 유지하면 엔진 구동 없이 전기 모터의 작동으로만 2㎞를 달릴 수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최고급 사양이 1500만엔(약 1억22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 시판가격은 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요타는 이 차량의 국내 판매 목표를 월간 20대로 잡았다.

친환경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동급의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차량에 비해 고성능 이미지가 약한 점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점이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카야마(일본)=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