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19일 부르카를 쓴 여성이 옷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여인은 폭격을 맞은 듯 험한 모습의 상점 앞을 장식한 옷을 보며 짧은 상상에 빠진다.

척박한 땅에서 푸른 풀포기가 솟아오르듯 흙으로 엉성하게 지은 건물마다 말끔한 간판과 어여쁜 옷들이 걸린다. 거리에는 발걸음 가벼운 사람들이 활보하고 얼굴이 마주치면 밝은 표정으로 눈인사를 나눈다.

그런 날 그녀는 연보랏빛 원피스 차려입고 날씬한 다리로 사뿐히 거리를 걸으며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옷가게를 지나면 다시금 사나운 거리의 풍경이 나타난다. 총을 든 사내들의 사나운 눈초리가 여름날 짧은 꿈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