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ㆍ금속비해 경기침체 영향 덜 받아

값 많이 떨어진 옥수수ㆍ면화 등 유망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농산물이 믿음직한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주식과 석유,금속 투자의 인기에 가려져 있던 농산물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Global Focus] 농산물, 믿음직한 투자상품 '주목'
농산물은 생필품인 만큼 소비를 급격히 줄이기 힘든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원유와 금속에 비해 서브프라임발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점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등도 옥수수 등 농산물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주요 원자재로 구성된 UBS블룸버그 지수에서도 이달 들어 밀,커피 등이 다른 상품보다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설탕,옥수수,면화 등을 유망 상품으로 꼽고 있다.

설탕값은 올 들어 20% 떨어져 같은 중량의 원유 가격에 비하면 40%에 불과하다.

지난 100여년간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석유와 설탕의 중량당 가격이 비슷했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설탕이 그만큼 저평가돼 있는 셈.기후 여건이 나빠 재고가 적은 데다 대체에너지 생산에 따른 수요도 늘고 있다.

옥수수는 올 들어 생산량이 넘치면서 10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에서 고기 소비량이 늘고 있어 사료용 옥수수의 소비 전망이 밝다.

맥도날드와 피자헛은 내년까지 중국 내 매장을 각각 200개와 400개씩 늘리기로 했다.

짐 로저스 상품투자 전문가는 "30억명의 아시아인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때문에 입맛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투자 수익이 좋지 않았던 면화도 중국 방직산업의 성장세로 소비가 늘 전망이다.

지난주 케빈 노리시 바클레이즈은행 분석가는 한 달 안에 면화값이 17%까지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Global Focus] 농산물, 믿음직한 투자상품 '주목'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거트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비료값이 오른 것도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니켈,구리 등 금속류는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7월 이후 급락세다.

크리스토퍼 와이크 슈로더 농업펀드 매니저는 "신용경색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현금을 늘리기 위해 원유와 금속을 팔고 있다"며 "농산물은 이 같은 움직임과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 마더어스 인베스트먼트의 롤란드 얀센 사장은 "지금은 농산물 등 소프트상품(Soft Commodity)으로 투자를 분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신용경색 국면보다 날씨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