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대우인터 가격만 맞는다면…"

박삼구 회장 "대우건설 사옥 팔아 M&A"

이학수 부회장 "하반기 대규모 임원인사 없다"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故) 변중석 여사의 빈소를 찾은 재계 총수와 대기업 수뇌부들은 대부분 말을 아꼈다.

상가에 조문 온 입장임을 감안해 각별히 언행에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나 일부 총수와 경영진은 특유의 화법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M&A에 대한 희망을 직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격만 좋으면 사겠는데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다소 모호한 답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빠져나갔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성과와 관련,"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면서도 "몇 곳은 가능성이 보인다"고 대답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우건설 사옥매각 대금을 대우건설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한통운 인수 여부에 대해 "아직 (매각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동행한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은 "매각대금(9000여억원)의 절반 정도를 자사주 매입에 쓸 것"이라며 "나머지 절반은 M&A(인수·합병) 등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은 "이건희 회장은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보내 대신 인사를 한데다 오늘 다른 일정이 있어서 빈소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와 LCD 경영진단은 연초에 예정한 대로 하는 것뿐"이라며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한) 경영 정상화 방안도 특별히 세운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하반기 임원급 대규모 인사설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대해 대부분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조 회장은 "미국 법무부로부터 운임 담합 혐의로 3억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부과받았으니까 내야죠"라고 말했다.

"민사소송도 걸려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잘 대처해야죠"라며 말을 끊었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재유치 의사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모르겠다.

강원도에서 먼저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M&A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박용만 부회장(두산인프라코어)에게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이어 "추가적으로 M&A를 할 만한 실탄(자금)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따져봐야지"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건호/오상헌/유승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