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게이트'로 유명했던 전대월씨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유전개발사를 이용해, 사실상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케이씨오에너지(옛 명성)를 인수하고도 42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거머쥐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씨오에너지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최대주주인 전대월씨로부터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사할린 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 지분 24%를 684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전씨는 지난해 7월 돌기흐씨, 체이 겐덱씨, 쁠렌뇨바씨로부터 74%를 액면가에 매수했다. 이후 자신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TGN홀딩스에 지분 22%를 넘기고 나머지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케이씨오에너지에 24%를 처분넘긴 것이다.

전씨는 케이씨오에너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204만2210주를 263억원에 인수한 바 있어 이번 매각으로 421억여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전씨가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액면가에 인수한 점을 고려하면 421억원 대부분이 실제 차익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톰가즈네프티 지분 24%를 684억원에 처분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전 씨가 나머지 보유지분 50%를 추가로 처분할 경우 1300억원이 넘는 거금을 추가로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씨오에너지는 톰가즈네프티 지분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인수하는 것 뿐만 아니라 향후 시추 등에 투입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의 케이씨오에너지 증자 참여와 케이씨오에너지의 톰가즈네프티 지분 일부 인수로, 톰가즈네프티는 사실상 우회상장하는 효과도 보게 됐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거래소는 우회상장 해당 여부 및 우회상장요건 충족여부 확인을 위해 매매거래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회사측은 우회상장에 해당하지 않으며 향후 6개월 이내 제3자배정 증자 등의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측이 지난 7월 제출했다 철회한 유가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라마논스까야 광구의 석유, 가스 함유 구역의 경계 내에 있는 시추 예정지역의 잠재 매장량과 광역적인 탐사를 기반으로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 매장량은 약 11억 배럴에 이른다.

한국석유공사는 "사할린 라마논스까야 유전광구 지역은 기존 탐사 자료의 질이 불량해 지층해석, 저류층 두께, 유망구조 및 매장량 산정 등 탐사의 유망성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석유·가스 징후와 배사구조들이 도출돼 있으므로, 향후 탐사자료 및 시추공 분석 등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유전개발 사업은 초기단계 탐사사업으로 위험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나 인근지역에서 가스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탄화수소 부존 가능성에 관해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사업의 위험성을 회피하기 위해 석유개발 전문회사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개발하거나 전문컨설팅을 받으면서 개발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