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의 후폭풍으로 엔캐리 트레이드(싼이자의 엔화를 팔아 고수익 외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청산되면서 일본의 엔화가치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16일 런던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13.60엔까지 치솟았다.

작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전날 종가(117.3엔)보다 무려 3.70엔이나 올랐다.

엔화가치는 지난달 중순 달러당 123엔대였다.

한달 사이 엔화가치가 10엔이나 뛰었다는 얘기다.

유로화에 대한 엔화가치도 올 3월 이후 가장 높은 유로당 151.96엔까지 상승했다.

세계 주요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리스크(위험) 회피 차원에서 고수익 외화증권 등에 투자했던 엔캐리 자금을 청산,엔화를 되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헤지펀드들이 투자자들의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엔캐리 투자분 청산에 나서 엔화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동안 헤지펀드들은 엔캐리를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받아 왔다.

이에 따라 엔캐리 청산으로 인한 세계경제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급격한 엔캐리 청산이 글로벌 증시 폭락세를 가속화하고,이로 인해 민간 소비와 기업투자 위축 등 실물 경제까지 타격을 입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다.

RBC캐피털마켓의 아담 콜은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큰 투자자산 보유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며 "이는 고수익 통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한스 레데커는 "환매자금 마련에 시달려온 헤지펀드들이 엔캐리 청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향후 수주일간은 엔화 속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