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

수십 년간 비슷한 전략으로 골동품 시장을 양분해온 이들 회사가 '중저가 골동품을 취급하느냐,마느냐'를 놓고 전략을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0년 이후 크리스티에 선두 자리를 빼앗긴 소더비가 5000달러 미만의 상대적으로 값싼 경매품 거래를 하지 않고 고가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자기 제품이나 영국 빅토리아 시대 모자걸이,의자 같은 가구류 중개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빌 루프레히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년간 거래량을 절반으로 줄여왔고 이를 다시 절반으로 축소할 계획"이라며 이익이 많이 남는 고가 경매품에 거래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총 3만8000점의 골동품을 팔았다.

이는 크리스티의 3분의 2 수준.그러나 양사의 거래액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전반기에 크리스티는 32억5000만달러,소더비는 32억4000만달러어치를 거래했다.

소더비의 이 같은 거래액은 사상 최대 규모.작년 값싼 경매품 분야에서 일하던 인력 110명을 감축하면서 순익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소수 정예를 고집하면서 실적 향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거래 초점도 회화 작품 으로 옮길 계획이다.

루프레히트는 2000년대 초반 미술품 시장에 불경기가 찾아들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뒤 이런 전략 변화를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반면 크리스티는 모든 가격대 상품을 골고루 취급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200달러에서 8000만달러까지'라는 광고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싼 가격대 상품의 매출 비중은 10~15%.다음 달부터는 2만달러대 경매품 구매자들이 내는 수수료를 2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크리스티 아메리카의 마크 포터 사장은 "최고가 분야에선 미국시장 영업을 강화하는 등 세계화 경영에 고삐를 죌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