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갤러리] 신용목 '강화도,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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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 만에
강화 갯벌에
서본다
물결 가까이에서 날아올랐을
새의 발자국이 외롭게 찍혀
바다로 간다
다 지난 흔적을 물고 놓지 않는 갯벌!
붉은 석양이 그 발자국을 딛고 간다
이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
-신용목 '강화도,석양' 전문
갯벌에 석양이 내린다.
멀리서 툭 떨어지는 해를 삼키는 바다.
새들도 자취를 감췄다.
적막이 안개처럼 덮여온다.
갯벌에 찍힌 여린 발자국들도 곧 어둠에 쌓일 것이다.
저물무렵 갯벌은 무심하다.
정열과 혼란이 빠져나가고 평온만 남았다.
무수한 상처를 보듬어 안고도 한 점 출렁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슬픔을 슬픔이라고 말하라.절망은 절망일 뿐이다.
삶에서 거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갯벌은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
강화 갯벌에
서본다
물결 가까이에서 날아올랐을
새의 발자국이 외롭게 찍혀
바다로 간다
다 지난 흔적을 물고 놓지 않는 갯벌!
붉은 석양이 그 발자국을 딛고 간다
이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
-신용목 '강화도,석양' 전문
갯벌에 석양이 내린다.
멀리서 툭 떨어지는 해를 삼키는 바다.
새들도 자취를 감췄다.
적막이 안개처럼 덮여온다.
갯벌에 찍힌 여린 발자국들도 곧 어둠에 쌓일 것이다.
저물무렵 갯벌은 무심하다.
정열과 혼란이 빠져나가고 평온만 남았다.
무수한 상처를 보듬어 안고도 한 점 출렁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슬픔을 슬픔이라고 말하라.절망은 절망일 뿐이다.
삶에서 거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갯벌은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