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이 앞으로 이틀 내에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대면협상 장소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인들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48시간 안에 협상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탈레반 측이 제시한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요구는 이미 사문화됐으며 앞으로는 몸값 지불을 통해 인질사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탄 주지사는 이와 함께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여성 2명도 아프간 의료진 등이 마련한 의약품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탄 주지사는 지난 7일에도 "오늘밤 대면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가 곧바로 탈레반으로부터 "사실이 아니다"는 반박 성명을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아프간에서 취재 중인 강경란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 PD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인 인질들은 탈레반에 동조하는 여러 가정 집에 분산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피랍 한국인들이 비교적 건강하게 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평화 지르가(jirga·파슈툰족의 원로회의)'가 이날 개막되긴 했지만 파키스탄의 정정 불안으로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했으나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앞으로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민간 단체들의 구호 활동을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