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사이클 상 소득 수준이 최정점에 달한 베이비 부머들은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60%를 소유한 '큰손'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06년 가계자산 조사 결과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40대와 50대 가구주의 평균 금융자산은 각각 6744억원과 6548억원으로,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많다.

코스피지수가 한때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는 것도 베이비부머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은행예금에서 주식투자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영환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시작한 미국에서는 이미 그들의 위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베이비부머(1946~64년생)들이 1990년대 들어 연금이나 펀드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뉴욕증시가 급등세를 보인 것이 그 예다.

이들의 연금 및 퇴직금 등 금융자산은 2010년에 약 5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베이비부머의 자산을 유치하기 위한 전 세계 금융회사 간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의 JP모건 빌딩.이곳에는 궁전 같은 인테리어와 와인바 식사 공간이 혼합된 고객 전용 로열 스위트룸이 있다.

금융자산 2500만달러(약 24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 고객만이 들어올 수 있다.

JP모건은 이들에게 패밀리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비롯 자선재단 설립 대행과 스포츠 구단 인수중개 서비스까지 거의 모든 요구에 대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100만달러 이상의 고객은 금융자문센터를 통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1000만달러 이상 고객은 전 세계 금융 전문가가 팀을 구성해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한다.

1억달러 이상 VVIP 고객은 아예 '가문서비스'(FOS:Family Office Service)를 받는다.

씨티그룹도 지난해 말 부유층 고객 확보를 위해 개인투자자문을 강화했으며 전국 점포에 재무상담사를 배치했다.

BOA는 지난해 11월 프라이빗뱅크인 US트러스트를 인수했으며 2만5000달러 이상 예금고객에 대해선 온라인 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씨티그룹이 외국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금융지주회사를 설립,부유층을 상대로 소매금융 영업을 강화했으며,HSBC도 얼마 전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2위 금융그룹이 일본 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단카이 세대가 들고 나올 퇴직금만 50조엔이 넘기 때문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들이 조만간 은퇴를 시작하는 우리나라도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한 베이비부머들의 투자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맞춤서비스를 통해 프라이빗뱅킹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