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열 아트힐 대표 인터뷰

"감동은 삶의 윤활유입니다.

작품을 팔면서도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

미술을 마음껏 향유하는 가운데 예술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미술품쇼핑몰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수백 점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한편 미술 애호가를 위한 현장 강좌를 하고 구매자를 위한 상담실을 따로 마련해 문턱도 낮췄습니다."

아트힐의 전기열 대표(55)는 오는 12일 부산에 대형 미술품쇼핑몰 '아르바자르'의 개관을 앞두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르바자르는 화랑,경매 그리고 아트페어 등의 기능을 보완하는 개념의 공간으로 감상에서 소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편의시설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미술문화 테마공간을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에서 미술품 유통사업에 도전장을 낸 그는 "아르바자르는 미술에서 '창조경영' '감성경영' 같은 신경영 비법을 배운 사람,미술품을 소장함으로써 충일감을 맛보는 사람,미술로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대학 2학년 때 구입한 백자 다완을 시작으로 30여년간 미술품을 수집했다.

박수근을 비롯해 김환기 남관 이대원 등 '블루칩 작가'의 작품은 물론 중견 신진작가의 작품,고미술품까지 총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그가 미술사업가로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엔 작은 미술관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술시장에 자본이 급속히 유입되면서 생각을 바꿨어요.

작품의 환금성을 해결하면 미술시장의 '파이'가 엄청나게 커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 대표는 '아르바자르'를 통한 미술투자 '중매쟁이'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화랑 등 1차 시장의 약점인 소자본과 소규모의 열악성을 극복하고,2차 시장인 경매의 고급 정보 독점,그리고 아트페어의 단발성 전시 시스템을 벗어나 연중 기획전시 체제,일반 컬렉터들에게 지속적인 시장정보 제공과 투자 교육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미술품은 전형적인 장기투자 상품이지요.

미술에도 미래의 현금흐름과 경제적 가치 등 이것저것 꼼꼼히 따지는 '워런버핏형'가치투자만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금융상품을 비롯해 아파트,전자제품 등의 라이프사이클이 3~4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미술시장의 활황도 최소한 3~4년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해요.

만일 시장의 호황 분위기를 더 길게 끌어가려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유통 시스템이 정착돼야 하지요.

특히 작품을 '환금'하고자 할 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는 최근의 미술시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과열이라기보다는 장기 호황을 위한 '통과의례'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8월 초까지 미술시장으로 11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어요.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양대 미술경매회사의 올 3차례 경매에 745억원을 비롯해 아트펀드 설정액 120억원,아트페어 매출액 215억원 등 이지요.

지난 한 해 동안 경매 아트펀드 아트페어에 들어온 자금이 8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자금이 몰린 것이지요.

그렇다고 요즘 미술시장을 거품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최근의 분위기는 경제력에 걸맞게 시장이 조성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미술시장이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에 비해 워낙 '덩치'가 작다 보니 조금만 자금이 몰려도 작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버블'현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거든요."

그는 "미술품은 잘만 사면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지만 잘못 투자하면 적지 않은 손실이 따르게 마련"이라면서 "미술 투자는 전문적인 분야라 자칫 감정에 휩쓸리거나 눈앞의 이득만 좇다 보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그는 미술품 구매 경험이 부족한 일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작품 리콜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작품의 진위·애프터서비스 문제 등 신뢰성 확보를 위해 변호사와 회계사로 짜여진 전담팀을 구성,작품 재매입과 환불 등에 대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아르바자르'라는 오프라인 공간과 더불어 다음 달에는 온라인 경매사이트(Arbazaar.com)를 연다.

오프라인의 기획전시에서 검증된 작가들을 온라인 경매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