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으로 운용되는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의 대명사 테마섹이 최근 각국에서 일고 있는 보호주의 물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앞으로 수년간 투자 환경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은 2일 "지정학적 경제 위기와 시장 버블(거품) 등의 문제로 향후 몇 년간 조심스러운 투자가 필요하다"며 "각국의 보호주의 성향 등으로 시장 상황이 이전에 비해 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테마섹은 이날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2006년 순익이 91억싱가포르달러(약 5조5000억원)를 기록,2005년에 비해 2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테마섹 순익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태국 투자 실패에 있었다.

테마섹은 지난해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일가로부터 통신회사 '친 코퍼레이션'의 지분을 19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는 태국의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면서 주가가 급락,8억3000만싱가포르달러(약 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최근 테마섹은 ABN암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바클레이즈은행에 21억파운드(약 4조원)를 투자키로 하는가 하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지분을 기존 13%에서 14%로 늘리면서 다시금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1974년 창립 이래 줄곧 유지해왔던 연평균 18%의 수익률은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