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제왕' 노키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發) 신용 경색 우려로 휘청거리던 뉴욕 증시와 글로벌 증시를 상승세로 견인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28억3000만유로(3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1억4000만유로)보다 148% 늘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4%에서 38%로 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월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전문가들로부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키아의 실적에 힘입어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13,463.33으로 100.96포인트(0.76%) 올랐다.

다우지수가 14,000을 넘어섰던 지난달 19일 이후 이틀 연속 상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14,000을 넘어선 이후 신용 경색 우려감이 드리우면서 하루 올랐다 하루 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계속해왔다.

이날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인 엑크레티드 홈 렌더즈(AHL)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악재가 터졌으나 노키아의 깜짝 실적에 고무된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도 안정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에서 영국 FTSE100지수는 0.8% 올랐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도 각각 0.5%와 0.8% 상승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한국 코스피지수가 1.28%,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3.47% 뛰었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오후 4시 현재 0.71% 올랐다.

월가 전문가들은 신용 경색 우려를 심화시킬 만한 소식이 주춤한 상태에서 노키아 외에 CVS 스타벅스 등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데다 기업 인수·합병(M&A) 소식도 전해져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 중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고 영향력이 큰 노키아의 실적이 절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IT(정보기술)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노키아의 영업이익률이 예상보다 높은 20.9%에 달했다"며 "경쟁사들과 비교해 노키아의 전망은 장밋빛"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에 노키아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신용 경색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로 예정된 미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대부분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예상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기업 실적이 주가 반등 계기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휴대폰 시장은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5개사가 분할하고 있는데 노키아가 잘 나간다는 것은 삼성전자 LG전자에는 긍정적인 뉴스가 아니다"며 "인텔의 실적이 좋으면 PC나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돼 관련 업체에 호재인 것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