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이 세계 금융시장에 일파만파(一波萬波)의 충격을 던지고 있다.

뉴욕 증시가 또다시 급락한 것을 계기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증시는 물론 유럽지역 금융시장까지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역시 코스피지수가 어제 76.82포인트나 추락,불과 며칠 전 2000고지에 올라섰던 코스피지수가 1850대까지 주저앉았다.

사실 미국의 모기지 전문업체들은 물론 이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한 헤지펀드들까지 잇달아 청산 선언을 하고 있는 것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국제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일으키며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면서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채권값 상승)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부도 등 기업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아이트랙스(iTraxx)지수가 1개월 전 대비 2배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각국 금융시장을 안방처럼 드나드는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펀드자본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어 더욱 우려가 크다.

미국 주요 은행들은 헤지펀드에 대해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을 높이는 등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은 채권이 소화되지 않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펀드 자본들이 보유주식을 내다파는 등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경제 또한 당분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헤지펀드 등을 필두로 한 외국계 자본은 최근 우리 증시에 수조원에 달하는 매물 폭탄을 퍼부어왔고 그런 매도세가 이번 폭락장세의 뇌관으로 작용했다.

만에 하나 이런 폭락세가 더 이어진다면 경제 전반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 세계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동성(流動性)도 풍부한 만큼 예상외의 빠른 수습을 기대해 볼 여지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구나 국내경기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냉철한 판단과 대응이 절실하다.

다만 금융당국은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시장 파급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